레바논전 종결을 요구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 초안에 대한 수정 요구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의 전투가 연일 격화되고 있다.
특히 이스라엘이 안보리 결의안 채택을 앞두고 레바논 남부를 장악하기 위해 이지역에 야간 통행금지령을 내리는 등 대공세를 펴 인명피해가 크게 늘고 있다.
◇사활 건 공방전 = 이스라엘 군은 7일 휴전이 성사될 경우 레바논 군 배치에 앞서 다국적군이 1차로 주둔할 가능성이 큰 레바논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공격을 계속했다.
이스라엘 군은 이날 레바논 중남부 지중해 연안 마을인 시돈 인근의 가지예를 공습해 건물 3채와 가옥 1채를 파괴했다.
이 공격으로 부녀자와 어린이를 포함한 민간인 14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 군은 또 베이루트 남부의 헤즈볼라 거점 지역에 2차례 공습을 가해 최소 8명이 숨졌다고 레바논 적십자사 관계자들이 전했다.
지난 주말 이스라엘 특수부대원들이 침입해 헤즈볼라 전투요원 3명을 살해한 남부 도시 티레에서는 이스라엘 군이 또다시 침투공격을 감행해 검문소에서 근무 중이던 레바논 병사 1명을 포함해 최소 5명이 사망했다. 시돈 남부의 가사니예에서는 폭격으로 7명이 숨졌다.
또 레바논 남부의 국경 마을 하울라에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총 60여 명이 있던 건물 6채가 파괴됐으나 1명만 숨졌다.
푸아드 시니오라 레바논 총리는 이날 베이루트에서 열린 아랍연맹 외무장관 회의에서 하울라 마을의 공습 상황을 설명하면서 40여명이 숨졌다고 비통해 했으나 1 명을 제외한 나머지 주민 65명이 무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AFP 통신은 이날 하루 동안 이스라엘 군의 공격으로 최소 53명의 민간인이 사망했다고 집계했다. 국경지대에서는 이스라엘 군과 헤즈볼라 간에 더욱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다.
이로 인해 빈트 즈바일 등 레바논 남부의 일부 접경 마을은 건물의 대부분이 파괴됐을 정도로 초토화됐다.
헤즈볼라는 이날 남부 지역에서 이스라엘 병사 4명을 사살했다고 밝혔으나 이스라엘 군은 빈트 즈바일 마을에서 교전하던 병사 3명이 전사했다고 헤즈볼라 측 발표를 정정했다. 이로써 이번 전쟁으로 숨진 이스라엘 병사는 61명으로 늘었다.
시니오라 총리는 지난달 12일 이스라엘 군과 헤즈볼라의 무력 충돌로 전쟁이 시작된 후 지금까지 레바논인 약 1천 명이 사망하고 전체 인구의 4분1 정도인 100만 명 이상이 난민이 됐다고 밝혔다.
한편 시니오라 총리는 아랍연맹 외무장관 회의에 참석해 "우리는 신속하고도 단호한 휴전이 필요하다"며 이스라엘에 레바논 공격을 즉각 중단하고 국경 밖으로 철수할 것을 촉구했다.
◇레바논 정부, 남부 지역에 군 병력 배치 추진 = 레바논 정부는 이날 남부 레바논에서 이스라엘 군이 철수하는 대로 1만5천명의 병력을 파견키로 결정했다고 엘리아스 알-무르 국방장관이 밝혔다.
무르 장관은 헤즈볼라 소속 각료 2명이 참석한 각료회의를 마친 뒤 한 회견에서이 결정은 만장일치로 승인됐다고 말했다.
레바논 정부를 이를 이행하기 위한 준비작업으로 동원예비군 병력에 오는 10일부터 1주일 간 소집에 응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이와 관련, 가지 아리디 공보장관은 레바논 군이 주둔하는 지역에 헤즈볼라도 독자적으로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북부 국경에서 약 30㎞ 떨어진 레바논 남부 지역을 점령해 헤즈볼라 전투요원들을 모두 몰아낸 뒤 이 지역에 다국적군이 배치될 때까지 철수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해 헤즈볼라와의 공존을 전제로 한 레바논 군 배치 구상은 현실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아랍연맹, 유엔 안보리에 대표단 파견 결의 = 아랍연맹 외무장관들은 이날 베이루트에서 레바논 사태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긴급 회의를 열어 조만간 휴전 결의안을 논의할 유엔 안보리에 레바논의 이익을 대변할 대표단을 파견하기로 결정했다.
아므르 무사 아랍연맹 사무총장과 카타르,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외무장관으로구성된 대표단은 유엔 안보리가 채택할 예정인 레바논 사태 관련 결의안에 레바논 정부의 입장을 반영시키기 위한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미국과 프랑스가 지난 5일 합의한 결의안 초안은 이스라엘 군과 헤즈볼라에 적대행위의 완전한 중지를 요구하고 있지만 이스라엘 군의 철군 문제에 관해서는 명시적으로 언급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레바논 정부는 헤즈볼라와 싸운다는 명분으로 레바논 남부에 들어와 있는 이스라엘 병력 1만여명의 즉각적인 철수를 요구하는 내용이 포함돼야 한다며 결의안 초안에 반대하고 있다.
카이로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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