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더위가 기승이다. 호탕한 웃음으로 더위를 날려보는게 어떨까. 다행히 극장가에는 코미디 영화들이 여러 편 선보인다. 패러디를 주무기로 한 '무서운 영화4'부터 코믹 누아르를 표방한 '예의없는 것들', '천하장사 마돈나' 등 장르 또한 다양하다.
◆ 예의없는 것들
'킬라'(신하균)는 혀가 짧아 어릴 때부터 놀림감이 됐다. 이 때문에 아예 말문을 닫아버린 그에게 1억 원만 있으면 혀 수술을 할 수 있다는 것은 너무나 달콤한 유혹이다. 그래서 킬러로 나섰다. 하지만 발음이 짧은 그는 '킬라'.
'킬라'는 주문 받은 대로 사람을 죽이는 데 회의를 느끼고 고민 끝에 '불필요한 쓰레기들만 골라서 깔끔하게 분리 수거'하기로 했다. 그나마 이것이 '킬라'에게 살인의 명분이 되어준다.
어느 날 재래시장 재개발 건으로 폭리를 취하는 조직폭력배 두목을 제거해달라는 의뢰를 받는데, 만만치 않은 이 조폭들에 의해 '킬라'의 삶은 꼬여간다.
'코믹 누아르'를 표방하고 있는 만큼 세상은 어둡고 부조리하지만 그 속에 유머가 녹아 있다. 말이 없는 주인공을 대신해 내레이션으로 처리된 영화 대사는 유머러스하다. 허를 찌르는 대사와 황당한 상황들은 웃음을 자아낸다. 121분, 18세 관람가. 24일 개봉.
◆ 천하장사 마돈나
요즘 줄줄이 등장하는 엽기적인 영화 주인공 대열에 또 하나 새로운 주인공이 나타났다. 바로 여자가 되고픈 남학생. '예의없는 것들'의 '킬라'가 혀 수술 비용 1억 원을 모으기 위해 킬러가 됐다면 '천하장사 마돈나'의 주인공 오동구는 여자가 되기 위해 씨름 선수가 됐다.
고교생 오동구(류덕환)는 몸무게 83㎏의 뚱뚱한 소년. 하지만 그에겐 꿈이 있다. 완벽한 여성으로 변신해 짝사랑하는 일어선생님(초난강) 앞에 당당하게 나타나는 것.
동구는 여자가 되기 위해 막노동으로 차곡차곡 수술비를 모은다. 그러던 중 씨름대회에서 우승하면 장학금을 준다는 소식을 접한다. 장학금은 모자라는 수술비인 딱 500만 원. 굵은 다리와 넓적한 발의 동구는 "난 되게 못생긴 여자가 될 거야."라며 한숨을 내뱉지만, 감독(백윤식)은 그의 소질을 알아본다. 선배들 앞에서 옷을 벗는 것조차 부끄러워하고 젖꼭지를 가리기 위해 일회용 밴드를 사용하는 모습이나 선배들에게 춤을 가르쳐주는 장면이 웃음을 자아낸다. 116분, 15세 관람가. 31일 개봉.
◆ 무서운 영화4
무섭다고 주장하지만 웃기기만 한 영화. 패러디 영화답게 이번에는 '소우', '그루지', '브로크백 마운틴', '우주전쟁'. '빌리지' 등을 패러디한다.
전편의 가슴 아픈 과거를 간직한 채 간병인이 된 신디(안나 페리스)는 크레인 운전기사로 일하는 톰(크레이크 비에코)에게 첫눈에 반한다. 급작스런 외계군단의 침공으로 도시가 아수라장이 된 가운데 신디는 억울하게 죽어 지구를 떠돈다는 한 꼬마 아이의 영혼으로부터 침공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을 알게 된다. 외계인이 지구인의 목을 조여오면서 미국 대통령은 비밀병기를 소개하며 반격을 약속하지만, UN을 '언'으로 읽으며 무식함을 만천하에 공개하는 실수를 저지르고 만다. 신디는 베일에 싸인 마을에서 꼬마의 영혼을 달래고 외계인의 침공을 중단시킬 실마리를 찾는다. 83분, 15세 관람가. 24일 개봉.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野, '피고인 대통령 당선 시 재판 중지' 법 개정 추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