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방과후학교)특색있는 프로그램 마련…"이렇게 성공했다"

방과후학교마다 이런 저런 걸림돌이 많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교육환경이 척박하다거나 우수한 강사 확보에 어려움이 있다며 볼멘소리를 하는 이도 많다. 이런 걸림돌을 슬기롭게 극복하고 특색있는 프로그램으로 탄생시킨 학교들을 소개한다.

▶대남초교 '샛별 방과후학교'

대남초등학교 '샛별 방과후학교'(교육부 시범학교)는 지역 사회의 자원을 충분히 활용해 정착된 모범 케이스다. 이 학교 이현숙 교사는 "지역 주민, 학부모, 기관과의 친밀도를 높인 결과 학생 참여율이 전년도 15%에서 올해 45%로 껑충 뛰었다."고 설명했다. 이 학교는 23개과 48개반을 운영하고 있다.

대남초교는 타 학교들이 강사 채용이나 프로그램 마련에 애를 먹을 때 인근의 대구시 청소년 수련원에 눈을 돌렸다. 수련원측의 체계화된 교육·체험 프로그램을 활용한 것. 덕분에 학생들은 수강료 할인 혜택뿐 아니라 농구교실, 탐사 등 체험교육에 자연스레 참가할 수 있었다.

학부모들을 위해 학교 문을 활짝 열고 평생교육 프로그램을 강화했다. 건물 옥상에 외등을 설치, 운동장을 지역 주민들의 체력단련 공간으로 제공하는가 하면, 학부모에게 도서대출증을 발급하고 도서관도 전면 개방했다.

매주 목요일에는 오후 9시까지 도서관을 열어 학부모들이 책을 마음껏 빌려갈 수 있도록 하는 한편 영화 상영까지 하고 있다. 남구·월성복지관, 남부·달서 어린이 도서관, 앞산 승마장 등의 시설을 십분 활용했다. 이 교사는 "1, 2학년 25명의 아이를 돌보는 '샛별 친구방'도 맞벌이 학부모에게 크게 인기를 끌고 있다."며 "지원이 부족하다고 탓하기 전에 학부모·지역사회로부터 신뢰를 얻어야 한다."고 말했다.

▶신당중 '무지개 학교'

신당중은 임대 주공아파트 밀집 지역에 위치해 있는 '교육복지우선투자' 지역 학교다. 전교생 5명 중 1명이 기초수급대상 가정 자녀인데다, 나머지 상당수의 학생도 일용직 저소득 가정이나 한 부모 가정이다. 대학과 학원이 신당동 주변에 밀집해 있지만 형편이 어려워 학원마저 제대로 못 보낼 처지다.

이 학교는 어떻게 '선도학교' 라는 타이틀을 얻게 됐을까. 이신영 사회복지사는 "저소득 가정 부모들은 대개 자녀들을 학원에 보내지 못해 학력이 부진하다고 안타까워한다."며 "이를 해소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신당중 무지개 교실 학생은 37명. 수강생 모두가 기초수급가정 자녀거나 부모가 일용직 근로자거나 한 부모 가정 자녀다. 이들 중 4~5명을 뺀 나머지는 중·하위권으로 학력 부진이 심각했다.

학교측은 대학생 자원봉사자들을 무급 과외 교사로 십분 활용했다. 무지교 학교 학생들과 1대1 또는 1대2 자매결연을 맺고 '튜터링(가정교사제)'을 시도했다. 가정교사로 나서는 대학생은 야학, 입시학원 등의 유경험자를 골랐다. 매일 저녁 늦게까지 1과목 2시간씩 수업을 했다. 수업은 모두 무료. 여의기 부장교사는 "덕분에 과목당 60점에서 90점으로 성적이 오른 학생도 나왔다."고 했다.

▶ 강동초교 '외부 강사 다단계 검증제'

방과후 프로그램을 시행중인 일선 학교에서는 외부 강사의 자질을 탓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 방과후학교의 성공조건이 '우수한 강사, 질 높은 수업'인데 이를 맞추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강동초교는 지난 2월부터 다단계 검증방식을 채택, 이런 문제점을 극복했다. 이 학교의 외부 강사 채용 방식은 엄격하기로 소문나 있다. 기존 서류심사에 더해 교사들의 면접, 학부모 모니터링 등을 통해 강사의 재계약 여부를 결정한다. 학생들의 선호도도 해당 과목 존폐의 중요한 기준이 된다. 학부모 수업 공개를 통해 홈페이지에 의견이 바로 실린다.

전영희 담당교사는 "강사의 태도, 외모, 전문성, 언변까지 면접 때 철저히 심사한다."며 "강사 질이 높아지면서 학생·학부모의 만족도도 높아졌다."고 말했다.

이 학교는 채용된 외부 강사의 수업에도 깊숙이 관여한다. 외부 강사와 교사들이 멘토링을 맺어 수업기술을 나누고 있는 것. 전 교사는 "교사들이 주 1회씩 수업안 작성에 의견을 제시하고 월 2회씩 수업참관을 하면서 학생 지도방법을 전수하고 있다."고 했다.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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