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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님, 나의 어머님!" 벨기에 입양 델핀씨의 '사모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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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 얼굴은 저와 닮았을까요?"

무더위가 한창이던 1978년 8월 10일. 당시 순찰 중이던 대구 동부경찰서 소속 최종석 순경은 대구시 동구 신암동 파티마병원 경비실 앞에서 강보에 쌓인 채 버려진 갓난아기를 발견했다. 아무런 흔적도 남겨져 있지 않은 그 아기는 백백합보육원과 홀트아동복지회를 거쳐 그해 12월 벨기에로 입양됐다. 그렇게 한국인'이옥련'은 벨기에인 한슨 델핀(Hanson Delphine·여·28)이 됐다.

한슨 델핀 씨는 유년기와 사춘기를 겪으며 정체성 혼란에 시달렸다. 주위 사람들과 너무도 다른 모습에 혼자 많은 고민을 하고 사람들을 피하기도 했다. 그랬던 그가 바로 설 수 있었던 것은 양부모와 양오빠의 따뜻한 관심과 사랑 덕분. 4년제 대학을 무사히 졸업한 그는 경찰이 됐다.

"사람들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경찰 업무에 매력을 느꼈어요. 갓난아기 때 저를 발견, 오늘이 있게 해준 분이 경찰 아저씨라는 것도 직업 선택에 영향을 미쳤고요. 그 분이 아니었다면 전 이 세상 사람이 아닐지도 몰라요. 얼마나 고마운지 모릅니다."

그는 지난 5일 같은 한국 출신 벨기에 입양인 권미진(28·여) 씨와 함께 한국 땅을 밟았다. 자신을 발견, 아동복지시설로 보내준 경찰관과 친부모를 만나보기 위해서였다. 이번 주말 그는 대구에 들러 입양인 부모 찾아주기에 애써온 권태일 대구 서부경찰서 수사지원팀장과 함께 자신이 버려졌던 장소를 둘러볼 계획. 자신을 구해준 최종석 경사(현 대구 남부경찰서 동대명지구대 근무)를 만나 감사인사도 할 예정이다.

한편 함께 한국을 찾은 권 씨는 지난 8일 친부모를 만났다. 권 씨를 낳은 뒤 헤어졌던 젊은 연인은 부부가 돼 있어 권 씨의 기쁨은 배가 됐다. 이를 곁에서 지켜본 한슨 델핀 씨. 친구의 가족 상봉을 기뻐하면서도 마음 한구석 친부모에 대한 그리움은 더욱 커졌다.

"친부모를 찾은 친구가 너무 부럽네요. 저 역시 친구처럼 친부모님을 만날 수 있기를 매일 기도합니다. 저를 입양보낸 뒤 가지고 있을 죄책감을 덜어드리고 싶어요. 제 친부모님에 대한 정보를 아시는 분은 꼭 연락을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한슨 델핀 씨의 친부모에 대한 제보는 홀트아동복지회(1588-7501)로 하면 된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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