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신정부가 아부 그라이브 교도소에서 테러 및 형사범죄로 유죄선고를 받은 죄수 27명에 대해 최근 사형을 집행한 것으로 밝혀져 사담 후세인 정권 당시의 악몽이 되살아나고 있다.
영국 텔레그래프 신문 인터넷판에 따르면 이들의 형집행 소식은 알 말리키 이라크 총리가 지난 7일 아부 그라이브 교도소의 통제권을 인수한 것을 기념하는 행사에서 직접 공개한 것. 교도소의 관할권이 미국으로부터 이양된 지 불과 며칠 만에 대규모의 형집행이 이뤄진 셈이다.
이라크 법무부 관계자들은 아부 그라이브 교도소에서 처형된 27명 가운데 2명은 테러범이며 여성을 포함한 나머지 25명은 살인과 납치 등의 죄목으로 유죄를 선고받은 자들이라고 말했다. 이라크 공보실은 형집행이 7일 이뤄졌음을 확인했다.
테러범은 통상 다국적군이나 이라크 정부군을 공격하는 반란 가담자에게 붙여지는 이름. 아부 그라이브 교도소에서 대규모 형집행이 이뤄진 것은 3년 전 사담 후세인 정권이 붕괴되면서 다국적군이 이를 중단시킨 뒤 처음 있는 일이라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후세인 정권은 거의 주 단위로 대규모 사형을 집행했으며 주로 수요일과 일요일을 택한 것이 특징이다. 이라크에서는 지난 2004년 사형 집행이 부활됐으며 아부 그라이브 교도소의 경우 여러 개의 교수대가 준비돼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텔레그래프는 이라크 정부가 반란세력을 통제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가운데 수백 명의 죄수들이 사형 대기 중에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다음달 선고공판을 앞두고 있는 사담 후세인 자신도 사형이 선고된다면 교수형보다는 총살형을 희망한 바 있다고 말했다.
이라크 내에 이처럼 죄수가 많다는 사실은 상당수의 교도소가 포화상태에 이르고 있음을 가리키는 것으로 교도당국이 최근 3천 명의 죄수를 아부 그라이브에서 바그다드 외곽의 모처로 이동시킨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고 텔레그래프는 지적했다.
이 신문은 지난 7일의 형집행 소식은 점점 권위적인 성향을 보이는 이라크 신정부의 태도를 새삼 주목하게 한다면서 중동의 언론사로서는 상당히 객관적인 평가를 받고 있는 아랍어 위성방송사 알 아리비야의 바그다드 지국이 한 달간 폐쇄조치를 당한 사실을 상기시켰다.
텔레그래프는 사담 후세인 정권이 특별법정을 통해 사형선고를 남발했고 아부 그라이브 교도소에서 수천 명이 처형된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이날의 형집행 소식이 이라크 국민정서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문은 이라크 대중들이 범죄자, 특히 유혈 반란에 가담한 자들을 사형시키는 것을 압도적으로 지지하고 있다면서 민간인은 교수형, 군인들은 총살형을 집행하는 것이 이라크 법률에 명문화돼 있다고 소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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