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포항 건설 노사, 다시 머리 맞대라

포항건설노조는 勞使(노사) 잠정합의안을 노조원 찬반투표에서 부결했다. 예상을 깬 결과다. 관심을 가진 모든 사람들이 무난히 가결될 것으로 예상했던 만큼 충격이 작지 않다. 특히 사측과 포항 시민의 실망과 충격은 너무 클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합의안 부결이 갈 데까지 가보자는 막가파식 결정은 아닐 것으로 믿는다. 석 달째 그야말로 糊口之策(호구지책)인 공사 현장을 내버리고 거리에서 폭력을 불사한 투쟁을 벌여온 노조원들이 고달픈 파업 계속을 택한 저의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 수 없다. 하지만 합의안 부결이 파괴적 투쟁을 계속하자는 것이 아닌 相生(상생)을 위한 새로운 대화를 하자는 뜻으로 이해하고자 한다.

석 달째 계속돼온 파업에 누구 하나 이로운 사람이 없다. 사용자 입장인 전문건설협회는 대부분 立地(입지)가 취약한 하도급 업체들로 공사 중단으로 인한 극심한 자금난 속에 不渡(부도) 위기에 내몰리고 있는 실정이고, 발주업체라 할 포스코와 포스코건설 역시 본사 점거 사태와 각종 공사 중단으로 천문학적 피해를 입고 벙어리 냉가슴 앓듯 숨을 죽이고 있다. 작심하고 파업한 노조원들도 피해자이긴 마찬가지다. 그러나 최대 피해자는 포항과 포항시민이다.

시민의 인내를 熟考(숙고)하며 노사는 다시 협상을 시작하기 바란다. 지난달 12일 노사 잠정합의안을 노조 집행부가 조합원 찬반 투표 없이 독단적으로 거부함으로써 사태가 꼬였던 만큼 그 시점으로 돌아가서 대화를 이어가야 할 것이다.

포항시와 노동부 등 정부 기관은 이 파국적 사태에 늦었지만 이제는 확실한 仲裁者(중재자) 역할을 해야 한다. 험한 일은 발 빼고 국민 세금만 축내며 허송세월한 관계기관의 태도는 파업이 능사라는 풍조를 조장한 책임자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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