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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도 없으면서 착공은 왜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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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공사 걸핏하면 '연기'… 무계획 행정 '단면'

대구가 주민숙원 도로건설 사업을 약속한 기간내에 끝내지 못하고 공기를 두세번씩 연기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3년 공기의 도로가 6년이 지나도록 여전히 '공사중'인데다 도시계획결정이 난 지 10년이 지나 이미 입주가 시작된 택지지구에도 인근 도로사업은 '감감무소식'인 등 대구시가 열악한 재정사정을 이유로 계획대로 도로건설을 추진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일단 공사를 시작하고 보자는 식으로 나섰다 재정부족으로 공사를 연기하거나 계획 자체를 미루는 등의 구태를 되풀이하는 것은 대구시의 무계획한 행정의 한 단면"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22일 수성구 고산동 팔현마을. 이 마을 주민들은 마을 앞 길(고산국도~무열로간 고모로·길이 5천540m 폭 20m)이 뚫리기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주민들은 "지난 2000년 도로공사를 시작해 3년만 있으면 완공된다고 했는데 6년이 지나도록 아직 먼지만 날리고 있다.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답답해 했다.

이 도로가 완공되기까지 주민들은 3년을 더 기다려야 한다. 대구시가 올 9월에 완공하기로 했던 계획을 2009년 10월로 다시 연기 한 때문. 사업비 456억 원 중 200여 억 원이 부족해 예정대로 공기를 맞추지 못한다는 것.

당장 내년 입주가 시작되는 달성군 다사읍 죽곡 택지지구도 사정은 급하다. 도심과 유일한 연결통로인 강창교를 입주 전까지 현재 왕복 2차로(폭 24m)에서 왕복 4차로(폭 50m)로 넓히겠다는 대구시의 약속이 지켜지지 않고 있는 탓.

대구시는 내년중 280억 원의 예산을 확보, 공사시작을 약속했지만 내년 2만여 명의 주민이 입주를 시작할 경우 확장공사와 맞물려 강창교의 교통대란은 불을 보듯 뻔하다.

중구 달성로의 경우도 상황은 비슷하다. 서문시장과 동산병원 사이에 끼여 도심의 대표적 체증지역으로 꼽히는 곳. 중구청에 따르면 대구시가 도로폭을 현재 25m에서 30m로 확장계획을 수년 전 세웠으나 재정부족 이유로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시가 도로예산에 쓰는 돈은 1년 평균 1천400억 원 정도인데 워낙 도로 사업장이 많다 보니 모든 계획을 소화하기 벅차다."며 "이미 공사를 시작한 사업장 우선 예산배정으로 신규 사업은 꿈도 못 꾼다."고 털어놨다.

계명대 박용진 교통공학과 교수는 "돈이 없어 사업 연기가 불가피하다는 말을 하기 전에 무엇이 시급한 사업인지를 철저히 분석, 선택과 집중이라는 잣대로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면서 "특히 불황에 허덕이는 지역의 경우 경제를 살리는데 도움이 되는 산업도로나 공단 인근 도로건설 등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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