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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노트)환난상휼의 시민정신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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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명이 목숨을 잃고 162명의 시민들이 부상을 입은 상주시민운동장 참사가 3일로 1주년을 맞았다. 그러나 이날 상주의 길거리는 추석 명절의 설레임으로 분주했지만 죽은 이들을 추모하는 분위기는 찾아 보기 힘들었다. 사고현장에서 열리기로 했던 추모행사에는 몇몇 시청 간부 공무원과 시의원들만이 눈에 띄었을 뿐이다.

1년 전 그 때, 유족들은 사랑하는 가족이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온 황망함을 뒤로하고 전통 예법에 따라 장례를 치뤄 양반고장의 면모를 그대로 보여주었다. 죽은 이들을 볼모로 보상 줄다리기는 않겠다는 유족들에게 시민들은 환난상휼의 마음으로 고통을 함께 했다.

그러나 이제 그러한 환난상휼의 시민 정신은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다. 오히려 반목과 갈등만 깊어져 참사를 통해 얻어야 할 교훈조차 잊고 있다. 상주시와 유족들은 한치의 양보없는 보상 싸움으로 지난 1년을 보냈다. 유족들은 시민 설명회를 통해 참사의 경위와 진실을 밝히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상주시는 책임자 처벌과 사고 진실은 법정에서 다뤄지고 있기 때문에 설명회를 가질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런 입장 차는 결국 보상협의는 물론 1주기 추모제조차 올리지 못하는 상황에까지 이르고 말았다. 또 우리의 자식들이 다시는 이런 참사에 내몰리지 않도록 제도적 장치는 마련하는 일도 우리가 해야할 일임에 분명하지만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진행된 것이 없다.

'오늘은 어제 죽은 이들이 그렇게 살고 싶어한 내일'이라는 말이 있다. 이는 그만큼 소중한 날이라는 뜻일 터이고 상주 참사에 빗대 풀어보면 살아남은 이들이 먼저 간 분들에게 예의를 지키고 다시는 억울한 죽음이 없도록 해야할 책임이 있다는 것을 의미할 것이다.

공연장 참사 1주기를 맞아 전국을 감동케 했던 환난상휼의 정신과 상주 시민의 힘이 그 어느 때보다 아쉽다.

상주·엄재진기자 2000j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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