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대 초, 제가 초등학교 다니던 시절 한 집에 다섯 가정 이상 살던 그 때는 이웃이 모두 가족 같았습니다. 주인집 가족 4명, 우리 집 5명, 옆방 응삼이네 3명, 주인아저씨 동생 주희네 4명 등 모두가 단칸방에 모여 옹기종기 살았지요. 여름이면 평상에 모든 가족들이 나와 앉아 옆방 응삼이네가 낮에 사서 천연냉장고인 우물 안에 넣어두었던 수박을 꺼내 먹으며 이야기꽃을 피웠습니다.
한 두 조각남은 수박을 서로 먹으라며 챙겨주다가 결국은 바닥에 떨어뜨리고 그것은 마당 구석에 있던 백구의 차지가 되었지요. 주인집 아주머니가 물김치가 맛있게 익었다고 내어놓으시면 우리 어머니는 국수를 넉넉히 삶아 평상에 한 상 가득 물김치국수를 차려내셨고 우리는 맛있게 국수를 먹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이제 마흔이 넘어 한 가정의 가장이 된 지금, 언제나 변함 없는 보름달을 보니 옛날 함께 했었던 이웃에 대한 그리운 옛정이 떠오릅니다.
배재문(대구시 북구 태전1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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