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웃돕기 앞장 천성구 경사 "어르신 보면 고향 부모님 생각"

"주변의 딱한 이웃에게 쏟는 작은 관심이 세상을 더욱 아름답게 합니다."

천성구(52·대구 북부경찰서 산격지구대) 경사에게는 '감동'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닌다. 경찰에 입문한 지 27년. 천 경사가 부임하는 곳마다 노인들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핀다. 홀몸노인들을 찾아다니며 당뇨 지수와 혈압 측정 등 건강 진단을 해주고 아픈 곳은 없는지, 쌀독에 쌀이 떨어지진 않았는지 챙겨주는 덕분이다. 지난 3월에는 북구 산격1동 노인정에 TV를 기증하고 불이 꺼진 가로등의 수리를 주선하는 등 3년간 이웃돕기를 펼쳐왔다.

"어르신들을 보면 고향에 계신 부모님 생각이 납니다. 뭐라도 쥐여주고 도와줘야 마음이 편해지니 천성인 모양입니다."

천 경사의 선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지난 5월부터 매주 목요일마다 대구 달성공원에서 노숙자와 노인들에게 무료 급식 활동을 하고 있는 것. 근무 중에 가출 청소년들을 발견하면 사비를 털어 차비를 쥐여주고 집으로 돌려보내는 것도 천 경사의 몫이다. 팔공산 갓바위를 자주 오르내린다는 그는 길을 잃은 노인들을 안내하거나 쓰레기를 줍는 일을 마다하지 않는다. 부산에서 멀리 팔공산까지 등산을 왔다가 길을 잃고 헤매는 할머니를 보고 2시간이 넘게 주변을 뒤진 끝에 일행을 찾아준 적도 있다.

"6년 전엔 가로등도 없는 어두운 길에 짐을 잔뜩 이고 가는 할머니를 태워드린 적이 있어요. 두달 전쯤 문득 할머니의 안부가 걱정돼 찾아갔더니 '왜 이제 왔느냐'며 반가워하시는 모습을 보고 가슴 뭉클한 감동을 느꼈습니다."

천 경사는 "큰돈을 기부하고 거창한 자원봉사를 하는 것도 좋겠지만 일회성이어서는 곤란하다."며 "경찰복을 벗은 뒤에도 봉사활동은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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