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케리 민주당 상원의원의 돌출 발언이 불과 엿새 앞으로 다가온 미국 중간선거의 최대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절대적 수세에 몰려 있던 공화당과 백악관 측은 1일 "공부 안하면 이라크에 가서 고생해야 한다."는 케리의 발언을 민주당의 안보의식 결여를 반증하는 사례로 몰아세우며 연일 공세를 퍼부었고 민주당에 우호적이었던 여론도 조금씩 움직일 기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CNN과 ABC 등 주요방송은 말할 것도 없고, 전파력이 강한 인터넷 매체들과 일부신문들도 케리의 '실언'을 집중 보도하고 있어 파장이 간단치 않을 전망이다.
일부 언론들은 "지난 2004년 부시와 케리 간에 치열한 대결을 벌였던 대선전을 방불케 한다."고 보도했다.
존 매케인 상원의원 등 공화당 중진과 후보들도 오랜 가뭄 끝에 단비를 만난 듯"케리 의원의 발언을 결코 농담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며 비판의 고삐를 바짝 당겼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로이터 통신 등과의 인터뷰에서 "케리의 발언이 나에게는 결코 농담처럼 들리지 않는다."면서 "더욱이 이라크에 파견된 우리 병사들에게 절대 농담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이라고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부시는 전날 "케리의 발언은 이라크 주둔 미군에 대한 모욕이자 수치"라고 맹비난했고, 토니 스노 백악관 대변인도 "케리 의원이 이라크 미군 병사와 가족들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스노 대변인은 이날도 CBS의 '얼리 쇼'에 출연, "케리 의원이 조크를 잘못한 것 일지는 몰라도 우리 군에 모욕을 가한 것만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공세를 이어갔다.
백악관은 이와는 별도로 "케리 의원이 설익은 농담을 했을 뿐이라고 변명하지만, 이는 미군에 대한 또다른 공격"이라는 딕 체니 부통령의 몬태나주 지원 유세 연설문을 이례적으로 사전 배포하는 등 전례없는 '기민함'을 보였다. 사태가 이처럼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자 민주당 후보들은 케리를 기피하거나 그의 지원 유세를 고사하는 사태가 속출했다.
특히 테네시주 상원의원 선거에 민주당 후보로 나선 해럴드 포드 의원은 "의도야 어떻든 케리의 발언은 잘못됐다."고 정면 비판했고, 몬태나주 존 테스터 후보는 " 케리의 발언은 정말 바보 같은 짓"이라고 힐난했다.
하루 전까지만 해도 "사과해야 할 사람은 부시 대통령과 딕 체니 부통령"이라며 사과를 거부했던 케리 의원은 부랴부랴 공식 사과하고, 아이오와, 미네소타, 펜실베이니아주 등 이미 예약된 선거유세 지원 일정을 모두 취소했다.
워싱턴연합뉴스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민주당 "李 유죄 판단 대법관 10명 탄핵하자"…국힘 "이성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