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엄마의 방
김정숙/ 구미시 선산읍
꽃무늬 벽지 황홀한 그 방,
작은 두레반에
엄마는 詩를 차린다.
김치 한 보시기에도
흰 구름을 동동 띄울 수 있는
엄마는
詩人처럼 입가의 주름을 쓰윽
닦아낸다.
당새기에 담긴
일곱빛깔 염주알 엮인 줄마다
한 아이의
탯줄인 양 간곡하게 어루만진다.
탕탕탕
외아들이 못질하고 떠난
액자의 테두리 물끄러미 바라본다.
어린 여섯 딸아이 옹기종기 앉은
사철나무 배경의 사진도 바라본다.
다음 달이면 또 비워야할 방
없는 꽃무늬도 마음으로
그려내는 남의 집 월세방.
벗기다 만 도라지껍질
퀴퀴한 청국장 냄새, 팔다 남은
부추단 윗목을 지킨다.
오일장마다 이름난 떡할매 울엄마
하얀 차돌, 가을하늘, 은행잎, 옥색우물, 단감, 홍옥, 단풍잎을
손바닥에서 만들어
밤마다 염주알 굴려
향그런 나라 하나 만든다.
엄마 나라
엄마 방엔
천장이 없어
시인처럼 날아가는
날개가 없어
흠뻑 젖은
속적삼 흥건한 엄마의 몸 그대로
집 한 채가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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