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상업건물에 투자 '짭짤'…해외부동산 펀드 인기

공기업에 다니는 남편을 둔 주부 하모(45·대구 수성구) 씨. 그는 최근 친구로부터 '해외부동산펀드'에 가입, 재미를 보고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우리나라 부동산도 맥을 못추는데 무슨 해외부동산 펀드야?" 친구에게 일단 핀잔을 던졌던 그는 친구가 돈벌었다는 얘기에 은근히 배가 아팠고, 다음날 당장 동네 부근 증권사 지점을 찾았다. 그리고 자리에 앉자마자 물었다. "해외부동산펀드가 도대체 뭡니까?, 수익이 날까요?"

◆인기 상승중

부산에 본사를 두고 영남권을 주력시장으로 하는 CJ투자증권은 최근 직원 25명을 홍콩에 보냈다. 홍콩 금융시장을 둘러보는 성격이었지만 실제로는 포상휴가 성격. 지난 8월말 출시했던 해외부동산펀드 상품 판매액이 불과 두달만에 500억 원을 돌파한데 따른 유공직원 포상이었다. 이 회사에는 이달 중순 현재 860여 명이 2천600여억 원을 해외부동산펀드에 맡겨왔다.

수성구에 점포를 둔 이 회사 대구지점에도 두달만에 65명(70억 원)이 이 펀드에 가입했다. 이 회사뿐만 아니라 펀드 판매를 하는 곳마다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최근 국내 주식시장이 맥을 못추면서 주식에 투자하는 적립식펀드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해외부동산펀드에 가입하는 고객들이 크게 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달 9일 북한 핵실험 위기 이후 주식시장에 '빨간불'이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불과 보름여만에 전국적으로 900억 원이 넘는 돈이 해외부동산펀드로 몰려들었다. 이달 중순 현재까지도 이같은 추세는 계속되고 있다.

해외부동산펀드는 '부동산'이란 글자가 들어가면 일단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호감을 받는다는 측면도 있지만 수익률면에서도 합격점을 받고 있다.

펀드전문평가회사인 모닝스타코리아에 따르면 맥쿼리IMM글로벌리츠재간접클래스I는 연간수익률이 28.62%에 이르고, J-REITs재간접1도 연간수익률이 19.12%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투신권 한 관계자는 "해외부동산펀드는 평균 17~19% 정도의 수익률을 내고 있다."며 "저금리 상황에다, 온탕·냉탕을 오가는 주식시장때문에 수익률 하락세를 면치 못하는 주식형펀드에서 실망한 사람들이 해외부동산펀드쪽으로 몰리고 있다."고 했다.

◆어떤 상품이길래?

해외부동산펀드는 미국, 일본, 호주 등의 상업용 건물 등에 투자해 수익을 내는 펀드. 우리나라와 달리 선진국은 대부분 부동산이 임대개념이라 임대수익을 올리기가 쉽고, 특히 호주는 월세가 아니라 주세, 즉 1주일에 한번씩 임대수익을 받는 형태여서 자금회전율이 빠르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하고 있다. 최근엔 동남아시아도 임대비율이 높아져 해외부동산펀드 시장이 확대중이다.

이 펀드는 목돈을 집어넣는 방식. 매달 조금씩 불입하는 적립식과는 다르다.

최소 가입금액은 100만 원. 100만 원에서 출발해 10만 원 단위로 가입액을 늘려넣을 수 있다. 대구지역의 경우, 3천만 원~1억 원 정도를 맡기는 사람이 가장 많다고 한다.

수수료는 처음 가입액을 불입할 때 1%를 뗀다. '선치'형태여서 100만 원을 넣는다면 수수료 1%인 1만 원을 미리 떼고 99만 원으로 운용을 시작한다. 수수료를 나중에 떼는 후치형도 있는데 이 경우, 선치보다는 수수료가 다소 비싸 1~2%정도다.

세금은 우리나라 세율과 똑같이 수익금의 15.4%를 뗀다. 이름은 해외부동산펀드지만 세율에서는 국내펀드와 차이가 없다.

펀드판매회사들에 따르면 부동산펀드에 가입하는 사람들은 70%가 여자들이다. 연령대별로는 40대에서 60대까지 이른바 보수적 투자층. 이따금 20, 30대도 있지만 주류는 40대 이상이다.

이승수 CJ투자증권 투신부문 대구지점장은 "해외부동산펀드는 1, 2년정도 인기가 지속될 것"이라며 "이제 인기가 막 불붙은 시점이라 지금 가입하는 것이 적기"라고 했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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