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부터 매주 월요일자(字) '서울생활어떻습니까'에 '경제살롱'란이 신설됐습니다. 서울에서 활동하는 출향 인사 중 경제관료와 기업인, 경제전문가들의 근황과 활약상이 소개됩니다. 독자 여러분의 관심과 애정을 부탁드립니다. (편집자주)
이장영(51) 금융감독원 부원장보에게는 금융 감독기관 고위 당국자에게 흔히 있는 위압감과 권위를 느낄 수 없었다. 첫 만남에서도 편안하게 악수를 건네는 모습에는 온화함까지 느껴졌다. 알고 보니 그는 금감원에서 잔뼈가 굵은 정통 '금감원맨'은 아니었다. 금감원에 첫발을 디딘 것이 지난 2005년 1월 부원장보 공모를 통해서 였으니 그럴 만도 했다.
"금융을 전공한 학자로서 현실에서 전공분야를 적극 활용하고 싶었다. 우연한 기회에 헤드헌팅 회사에서 금감원 부원장보 공모에 응할 것을 권한 것이 계기가 됐다. 하지만 공채 경쟁률이 17대 1이나 됐다."고 말했다.
그가 금감원 기획, 국제담당 임원으로 공채된데는 이유가 있었다. 그의 실력과 이력이 이를 증명했다. 지금이야 'IMF(국제통화기금)'라면 국민 대다수가 아는 기구지만 97년 말 'IMF사태'가 터졌을 때, 이를 아는 국민이 얼마나 됐을까? 그런데 IMF사태가 그를 불러 들이는 계기가 됐다.
당시 그는 뉴욕 주립대 경제학과 교수를 거쳐 IMF에서 자문위원으로 활동 중이었다. 외환위기 극복에 안간힘이던 김대중 정부로서는 IMF전문가가 어느 때보다 절실했다. 국민들에게도 생소했듯 정권 담당자들에게도 IMF라는 기구는 생소했던 모양.
그는 "당시 IMF에 있으면서 외환위기를 겪는 세계 각국을 다니며 자문·지원활동을 하고 있었다. 외환위기 직후 한국에서 급히 연락이 왔다. 그래서 대통령 직속 정책자문위원으로 활동하게 됐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외환위기의 성공적 극복 뒤에도 정부는 그를 놓아주지 않았다. 진념, 전윤철로 이어지는 재경부 장관들은 그를 자문위원으로 위촉, 금융부문 자문역을 맡겼다. 전 부총리 경우 2004년 감사원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도 그를 '경제금융특보'로 위촉해 인연을 이어갔다. 그는 "그때가 학자로서 가장 보람있던 시절이었다. 감사원장 특보시절엔 감사원이 신용카드사와 금융감독 시스템 운용실태를 감사하도록 했다. 감사원으로서는 경제마인드를 갖는 계기가 됐을 것"이라 했다.
최근 그는 금감원에서도 IMF와의 인연을 발휘하는 기회를 가졌다. 지난 7, 8일 서울에서 열린 '거시건전성 감독 국제컨퍼런스'를 IMF와 공동으로 개최한 것. 행사에는 마침 97년 외환위기 당시 IMF 감시단장으로 한국에 첫발을 디뎠던 토머스 발리노 국장도 참석했다. 발리노는 IMF에서 한때 같은 과에 근무했던 동료.
하지만 이번 행사가 부동산 값 폭등 시기에 열리는 바람에 다소 곤혹스러운 점도 있다. 선진형 금융감독 시스템 구축을 위해 열린 행사가 마침 부동산 가격안정을 위한 모종의 역할 모색 자리로 비쳐졌기 때문.
그는 "우리 금융시스템 상 부동산 거품이 붕괴된다고 하더라도 극한 위기는 없을 것"이라며 "부동산 자금 유입을 막기 위해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제한하고 상환능력에 맞게 총부채상환비율(DTI)을 낮추는 조치를 취한 것은 뉴욕연방은행과 홍콩감독청에서도 한 수 배우겠다고 나올 정도"라 했다.
그는 또 "일본은 LTV가 110%에 이르지만 우리는 52%밖에 안된다. 부동산 값이 하락할 가능성이 있지만 20~30%정도 떨어진다고 해도 충분히 감내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그는 기독교를 믿는다. "대구의 중·고교시절 가끔 교회에 나갔지만 미국유학 때 본격 신앙생활을 하게 됐다. 삶 자체가 신으로부터 은혜를 받았다고 생각하면서 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좌우명으로 "작은 일에 성실한 사람이 큰 일에도 성실하게 임한다."는 성경 말씀을 삼고 있다. 그는 대구 봉산동 토박이로 경북고를 나와 서울대 경제학과와 미 뉴욕 주립대를 나와 학자의 길을 걸었지만 "아버님 희망대로 공직에서 일을 할 수 있게 된 것은 큰 기쁨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상곤기자 lees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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