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잔금 왜 안줘?"…APT 진입로 흙으로 막아버려

공사업자에게 토지대금을 받지 못한 땅 주인이 아파트 진입로를 흙으로 막아버렸다.

16일 오후 3시 30분쯤 영천시 금호읍 원제리 윤성아파트 진입로를 땅 주인 백모(72) 씨가 흙더미로 막아 일대 1천700여 가구 3천여 명의 입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땅주인 백 씨는 아파트 진입로 편입부지 450여 평을 시공사인 윤성에 4억 6천여만 원에 팔기로 하고 계약금 4천만 원을 받은 상태에서 1998년 윤성이 부도나는 바람에 잔금 4억 2천여만 원을 받지 못했다.

지난 10년 동안 돈은 물론, 재산권 행사마저 못하게 된 백 씨는 이날 15t 덤프 트럭 3대 분량의 흙을 아파트 진입로에 쏟아 부어 4시간 동안 통행을 막는 시위를 벌인 것.

백 씨는 "윤성 부도 뒤 매년 꼬박꼬박 낸 재산세만 연간 100여만 원이 넘는다. 잘못된 일인 줄은 알지만 도저히 억울함을 호소할 길이 없어 길을 막았다."며 "재산세를 받은 영천시가 해결책을 모색해줘야 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영천시 관계자는 "윤성아파트는 시공사가 부도나는 바람에 아직도 준공 검사를 받지 못했다. 땅주인의 사정은 딱하지만 뾰족한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이 아파트는 입주민들이 윤성의 부도로 임대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해 금융권 등으로부터 압류를 당하는 등 9년째 법적 공방이 계속되고 있다.

영천·이채수기자 csl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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