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11월 30일)은 무역의 날이다. 1964년 수출이 1억 달러를 처음으로 돌파한 날을 수출의 날로 제정한 이후 마흔 세 번째로 맞는 날이다. 특히 올해 무역의 날은 수출이 오는 12월초에 3천억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보여 더욱 뜻깊은 날이 되고 있다.
올해 수출은 3천 200억 달러를 무난히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이는 세계 11위의 수출규모이며 홍콩을 제치고 한 계단 올라간 것이다.
우리 수출은 지난 2004년에 2천억 달러를 돌파한 이후 불과 2년 만에 3천억 달러를 달성하는 쾌거를 이뤘다. 우리 보다 수출을 조금이라도 더 많이 하는 나라는 10개국이 있으며, 수출이 5천억 달러를 넘어선 국가는 독일, 미국, 중국, 일본 등 4개국 뿐이다.
그러나 우리를 둘러싼 수출환경은 만만치 않다. 수출상품의 수익성과 가격경쟁력에 큰 영향을 미치는 환율이 불리하게 작용한 지가 수년째다. 미 달러가 약세를 보인 2002년 2월 이후 원화환율은 28%의 하락율을 보인 반면, 일본의 엔화는 12%, 중국의 위안화는 4% 하락에 그쳤다. 경쟁국에 비해 가격경쟁력이 그만큼 악화된 것이다.
유가와 기초 원자재 국제가격도 급등했다. 현재 배럴당 60달러에 육박하는 유가는 2004년 초에만 하더라도 30달러 아래에서 안정되어 있었다. 유가를 비롯한 각종 원자재 가격의 급등은 시장지배력이 취약한 중소제조 수출기업의 수익성을 더욱 악화시켰다.
게다가 중국 등과의 경쟁은 더욱 심화됐다. 중국이 세계교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0년의 0.9%에서 2005년에는 6.7%로 급등했다. 지난해 수출은 7천620억 달러로 세계3위의 수출대국이 되었으며 올도 수출은 작년에 비해 25%의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다.
내년 수출환경이 크게 변할 것 같지 않다. 원화환율은 예측하기가 더욱 어렵다. 원화는 그동안 지나치게 고평가되었기 때문에 추가적으로 계속 하락하기 보다는 소폭 하락에 그치거나 안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지만 달러화의 약세기조가 반전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환율의 안정적인 운용이 긴요하며 기업 스스로도 환율예측 능력을 높이고 환변동 위험에 적극적으로 대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동안 우리나라의 수출증가를 이끌어 온 중국시장이 둔화되고 있는 것도 불안요인. 중국의 자체 공급능력 증대와 우리 기업의 대중국 투자 감소로 인해 한국산 원자재와 설비에 대한 중국의 수입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다. 중국의 내수시장 공략 등 마케팅 전략에 변화를 주고 신소재 개발 등으로 틈새시장을 넓혀 나가야 한다. 인도, 베트남 등으로의 시장다변화 노력도 필요하다.
내년엔 한미 FTA를 비롯한 FTA의 성공적 추진도 중요하다. 양자간 무역장벽 제거를 통해 자국 이익의 극대화를 도모하는 국가간의 FTA 체결은 피해갈 수 없는 대세이며, 이를 새로운 성장전략으로 삼아야 한다. 우리나라는 올해 싱가폴, EFTA(유럽자유무역연합)와의 FTA가 발효했고 아세안과의 상품분야 FTA가 내년 상반기중에 발효될 예정이다.
대구·경북 수출도 그동안 IT제품과 철강, 자동차부품 등을 중심으로 큰폭의 성장세를 보여 왔다. 올해는 일부 주력품목의 부진으로 증가세가 둔화되기는 했지만 대략 430억달러를 넘어 전국 수출에서 13~4%의 점유율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된다.
수출이 가져오는 소득과 고용, 기술개발 등이 우리 경제에 얼마나 중요한가는 새삼 강조할 필요조차 없다. 우리나라가 부족한 자원에도 불구,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에 오른 것은 수출만이 살길이라는 일념으로 수출을 위해 매진해온 온 국민의 땀과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끊임없는 신제품과 기술개발, 틈새시장 개척으로 수출 3천억 달러의 금자탑을 쌓은 무역인들에게 한없는 존경과 찬사를 보낸다.
김춘식 한국무역협회 대구경북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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