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헬로우 경제)청소년 주식투자

주식투자라고 하면 어른들은 단순히 재테크만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주식투자의 이면에는 효과적인 경제교육의 방법이 숨어있다.

우선 주식투자와 관련된 격언들을 생각해보자. '숲을 먼저 보고 나무를 보라', '달걀은 한 바구니에 담지 마라', '밀짚모자는 겨울에 사라' 같은 격언에서 볼 수 있듯이 주식투자에는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한 테크닉뿐만 아니라, 세계와 경제를 통찰할 수 있는 철학이 담겨있다.

최근 주식투자 전문 업체인 슈어넷에서 조사한 내용을 보면 흥미롭다. '자녀들에게 주식투자를 권유하겠느냐'라는 질문에 30%를 넘는 사람이 권유 의사를, 25%가량은 반대 의사를, 그리고 나머지는 아이들의 의사에 맡기겠다는 의견이 나왔다. 어린이 주식투자에 대한 이러한 상반된 의견은 우리나라 경제교육의 한계를 보여주는 것이다.

미국의 경우 10명의 청소년 중 2명은 실제 주식투자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연간 70여만 명의 학생들이 모의주식투자에 참가하고 있다. 세계 최고의 부자이자 살아있는 '마이더스의 손'이라고 불리는 워렌 버핏은 11살 때부터 주식투자를 시작했다. 실제로 이렇게 어려서부터 투자를 하는 경우는 드물지만, 어린 시절부터 실물 경제를 바라보는 시각을 키우는 데 주식투자가 크게 도움이 된다는 점은 분명하다.

우리나라 학교 교육을 보면 실물 경제에 대해 배울 수 있는 기회는 거의 없다. 이는 장래의 경제 생활에 마이너스 요인이 되기도 하지만 당장 달라지고 있는 대학입시 추세를 보더라도 바람직하지 못하다. 특히 통합형 논술이 시행되는 2008학년도부터는 교과서 속의 지식을 실제 생활과 연결시켜 사고하고 해결과정을 모색하는 능력이 중시되기 때문에 실물 경제에 대한 이해는 빠를수록 좋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수도권의 경우 학교 방과 후 프로그램이나 특기적성교육을 통해 경제교육을 진행하는 곳을 쉽게 찾을 수 있다. 각 기관에서 나오는 경제교육 관련 교재 역시 학교에서 배우는 교재와는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현실에서 접할 수 있는 사례를 통해 실물 경제를 이해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 역시 부족한 감이 있다. 경제와 관련된 지식은 누군가로부터 배워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데에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게다가 어른들도 이해하기 힘든 내용을 단순히 암기 위주로 익히는 것은 경제에 대한 관념을 일그러지게 만들 수도 있다.

가장 좋은 방법은 가정에서 자연스럽게 체화하는 것이다. 주식투자의 경우 가족이 함께 공부하면 성인들만의 재테크 수단이 아니라 실물 경제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나아가 참으로 흥미진진한 가족 놀이로 만들 수도 있다.

먼저 신문에 나오는 주식시세표를 보고 가족 모두가 의견을 나눠 보자. 아이들이 잘 알지 못하는 부분은 부모님들이 이해를 시켜주는 것이 중요하다. 기본적인 시세표를 이해했다면 자신들이 좋아하는 기업을 선정한다. 그리고 자신이 좋아하는 기업에 얼마를 투자할지 정하고 매일 가족들이 모여서 확인해 보자. 왜 그 기업을 선정했는지, 기업에 관련된 정보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조사하고 의견을 나누면서 기업에 대한 이해를 넓혀 가자. 그러는 가운데 실물 경제에 대한 이해도 훨씬 나아질 것이다.

김준혁(K비전스쿨 이사)

#가정에서 하는 주식투자 방법

1. 구성원 모두가 자신이 원하는 기업 선정하기

이 경우 아이들에게 왜 그 기업을 선정하게 되었는지를 물어본다. 이유가 어떻든 인정해주는 것이 좋다. 단순히 기업의 이름이 마음에 들었다는 이유라고 해도 받아들이자.

2. 선정 기업에 대해서 조사하기

왜 선정하게 되었는지는 아이들이 기업에 대해서 조사를 하면서 자연스레 알게 되므로 강요할 필요가 없다.

3. 선정 기업에 얼마나 투자할지 결정하기

실제 투자는 아니지만 가정에서 표를 만들어서 얼마를 투자했는지를 기록하고 매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4. 투자 결과에 대해서 발표하기

투자를 통해 수익을 얻었는지 손해를 봤는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자신의 예측과 얼마나 맞았는지가 중요하다. 예측이 빗나갔다면 왜 그런 일이 생겼는지에 대해 모두가 의견을 나눠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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