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북대 '2010 비전'이 성공하려면

경북대가 2010년까지 세계 100위권 대학 진입을 목표로 '2010 비전 선포식'을 갖고 새출발을 다짐했다. 이는 최근 대학 간 통합과 한의학전문대학원 유치에 실패한데다 급속한 경쟁력 약화에 따른 據點(거점)대학으로서의 위상이 날로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살길을 찾기 위한 몸부림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같은 현실인식 바탕 위에 향후 4년간 연구역량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교육혁신을 통한 창조적 우수 인재 양성, 우수 교수 확보, 재정 확충 및 새로운 평가관리 시스템 도입 등 핵심 과제들을 2010 비전에 담고 있어 경북대에 거는 지역민들의 기대를 한층 높이고 있다.

그동안 경북대는 교육의 수도권 집중의 심화로 인해 지역의 우수 학생들이 수도권 대학으로 대거 빠져나가면서 경쟁력이 크게 떨어진 게 사실이다. 대학도 나름대로 노력을 기울여왔지만 국립대 특유의 관료화된 조직 분위기 탓인지 개혁과 변신에 성공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한때 영남 교육의 중심이었던 경북대가 불과 10여 년 만에 이처럼 퇴보의 길을 걷게 된 것은 외부적인 환경도 무시할 수 없지만 대학 내부의 문제로 인한 遲滯(지체)도 부정하기 힘들다. "국내외 교육 위기 상황을 대학 구성원 모두가 객관적으로 자각하고 글로벌 100대 대학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는 노동일 총장의 발언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최근 김광웅 서울대 교수가 정년퇴임 강연에서 강하게 비판한 '관료주의적 풍토와 불합리한 교수채용 방식' 등 각종 弊害(폐해)를 경북대의 상황에 대입해보면 유용한 답을 얻을 수 있겠다. 경북대는 평등주의와 계급주의의 모순된 공존은 없었는지, 구성원 간 조화와 융합을 해치는 분위기는 없었는지, 능력보다는 다른 의도로 교수를 채용하지는 않았는지 등 대학 발전을 가로막는 항목들을 곰곰이 점검하고 반성할 필요가 있다.

일류대학은 거저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대학과 지역사회의 부단한 공동 노력의 결실이다. 2010 비전이 성공하려면 잘못된 시스템을 과감히 떨쳐내고 대학 발전에 도움이 되는 새 패러다임과 경영마인드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 넣어야 한다. 지역민들도 대학이 지역사회에 끼치는 막대한 영향을 제대로 인식해 보다 많은 관심과 힘을 보태야 한다. 그것이 危機(위기)의 경북대를 구출하는 첫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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