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 칼럼이 신문사와 약속된 마지막 칼럼이 되는 것 같다. 처음 이 지역 최고의 신문사로부터 칼럼을 써 달라는 부탁을 받았을 때 사실 적잖게 고민도 되었다. 자칫 한 외국 사람의 설익은 눈으로 도대체 무엇을 이야기할 수 있을까 내심 걱정이 많았다. 그러나 이 칼럼을 보고 많은 사람들로부터, 특히 나의 글을 관심있게 읽고 피드백 해 준 우리 회사 직원들로터 격려의 말을 듣고 용기를 내어 쓸 수 있었다. 오늘은 마지막으로 기업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인적자원(Human Resource)에 대한 생각을 몇가지 이야기하고자 한다.
당혹스러운 한국인들의 사직문화
필자가 지금까지 인사문제에 있어서 가장 놀라고 당혹스러운 순간은 직원들이 회사를 사직하는(영어로는 'resign' 이라 하고, 일반적으로 고령에 이르러 일을 그만두는 '퇴직(retire)' 과는 구별된다) 때이다. 회사 경영자로서는 회사에서 경력을 쌓은 실력있고 경험많은 인재들이 오랫동안 같이 일하기를 원한다. 그래서 여러가지 사정으로 회사를 떠나겠다고 인사부서로부터 사직서를 전달받는 순간 여간 마음이 아픈 것이 아니다. 물론 서양이든 한국이든 직원들이 회사를 떠나는 것은 지극히 개인적인 권리이기 때문에 회사가 이를 막을 수는 없다. 필자가 당혹스럽다는 것은 다른 곳에 있다.
한국 직원들은 사직을 할 때 사전에 어느 누구에게도 전혀 귀뜸을 주지 않고 느닷없이 한다는 것이다. 사직서를 들고 온 사람을 면담해 보면 '이미 다른 직장을 찾아 놓은 상태이고, 최종 의사결정을 내렸으며, 이러한 의사결정을 절대 번복하지 않을 것임을 확고히 한 상태' 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 같은 전형적인 한국 직원들의 행동을 자세히 살펴보면 수년간을 같은 회사에서 근무한 직원인 경우에도 그가 가진 문제점에 대해 단 한번도 상사와 상의하지도 않고 어떠한 힌트도 주지 않다가 어느날 갑자기 사직의사를 통지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관행들은 만일 회사를 떠나고자 마음먹을 경우 회사에서 자신의 미래의 가능성을 먼저 체크해 보고, 상사와의 면담을 요청하고, 지금의 상황을 바꾸려고 노력하는 서양의 문화와는 사뭇 다르다.
또한 한국 직원들은 많은 경우 사직하는 날에 매우 임박하여 사직서를 낸다는 것이다. 이러다 보니 기존에 그 직원이 수행해 왔던 업무를 대신할 새로운 사람을 채용하거나 업무를 인수할 시간이 턱없이 모자란다. 서양의 문화에서는 사직을 할 경우 다른 직원을 채용하도록 보통 한 달 정도의 시간을 주고, 어떤 경우에는 업무인수를 위한 교육을 위해 심지어 채용된 후에도 한 달 이상을 머무르기도 한다.
우수인재 확보가 기업경영의 핵심
이러한 점 때문에 한국의 매니저들이 업무적인 것 이외 부하 직원들에 대한 평소 관리가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요즈음 많이 이야기 되고 있는 맨토로서 매니저의 역할이다. 일상에서 직원들이 가지고 있는 불만사항의 처리는 물론, 향후 직장에서의 승진과 성공 등 미래 문제까지 세심한 사려가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사소한 일이라도 솔직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대화분위기와 커뮤니케이션 통로의 구축이 가장 중요하다. 그래야만 부하 직원들이 자신들의 고민과 문제를 상사에게 털어놓고 상담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기업의 미래는 사람에 달려 있다고 말한다. 필자도 여기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그래서 인사문제에 대해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하고 관심을 기울이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직원들의 전문성을 키우는 교육을 장려하고, 그들의 경력개발을 위해서 무엇을 할 것인지 인사담당자와 자주 토론을 하기도 한다. 무한경쟁과 급변하는 글로벌 경영환경 속에서 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 발전하기 위해서는 우수한 인재를 얼마나 많이 확보하느냐에 그 해답이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올해 마지막 12월이다. 모든 한국의 독자들이 행복한 성탄과 새해를 맞기를 소망하며 이 글을 마친다.
모셰 샤론 대구텍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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