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아시안게임 연3회 2위 지켰으나

보름간의 열전 끝에 오늘 새벽(한국 시간) 대단원의 막을 내린 제15회 아시안 게임에서 우리나라는 금메달 58개를 획득, 3회 연속 종합 2위를 지켰다. 順位(순위)만 보면 분명 쾌거다. 인구 4천700만의 한국이 1억 2천만의 스포츠 대국 일본을, 그것도 내리 3회나 눌렀으니 기쁜 일이다. 더욱이 한국 수영의 세계화를 기대하게 하는 17세 박태환이 대회 MVP로 뽑힌 것은 더할 나위 없이 우리를 가슴 뿌듯하게 한다. 우리 선수단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다.

지난 아테네 올림픽 종합 9위와 이번 아시안 게임 종합 2위로 한국이 국제 스포츠 무대에서 '작지만 강한 나라'로 이미지업된 것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게 됐다. 국제사회가 한국을 두고 세계에서 가장 빨리 경제 발전과 민주화를 일궈낸 나라라고 하지만 거기에 하나 더 스포츠도 끼워 넣어야 하지 않을까.

하지만 自滿(자만)해서는 안 될 때다. 이번 대회는 사실 '절반의 성공'이라 할 수 있다. 당초 금 73개 목표에서 60개로 수정됐고, 결국 58개로 마감했다. 메달밭으로 기대를 모았던 탁구'배드민턴'역도 등의 부진 때문이었다. 무엇보다도 아시안게임의 한국 탁구 금맥이 20년 만에 끊겨버린 것은 안타깝기 짝이 없다.

국내 3대 인기 프로스포츠로 꼽히는 야구'축구'농구가 무기력한 졸전 끝에 줄줄이 무너져 버린 것도 아쉬운 대목이다. 1958년 도쿄 대회 이후 48년 만의 노메달에 그친 남자농구, 2002 월드컵 4위에 까지 올랐던 한국 축구의 결선 진출 좌절은 자존심 상하는 일이다. 반면 핸드볼'펜싱'하키 등 비인기 종목 선수들은 이번 대회서도 끈질긴 투혼으로 한국의 2위 守城(수성)에 큰 힘을 보탰다. 몸값 높은 선수들이 몰린 인기 종목은 우리를 실망시켰고, 우리가 외면했던 종목은 고군분투하며 훌륭한 성과를 냈다.

이번 대회는 전 종목에 걸쳐 국제 경쟁력 강화 노력이 한층 필요해졌다는 과제를 남겼다. 2010년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지금부터 국제적 수준의 기량 연마와 정신 재무장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 비인기 종목 선수들에 대해서도 더 이상 '헝그리 정신'만 강요해서는 안 될 터이다. 또한 이번 대회는 우리 육상의 허약함을 새삼 절감하게 했다. 대구시의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유치에 정부가 힘을 보태야 할 이유가 확실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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