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어렸던 시절에는 어머니와 시장가는 날이 가장 신났다. 동네 근처에서 장이 설 때면 항상 어머니의 손을 잡고 시장구경을 가곤 했다. 뻥튀기 아저씨도 보고 운 좋은 날이면 어머니께서 사주시는 분식을 먹기도 했다. 반면에 요즘 아이들은 마트 가는 날이 가장 신나는 날이다. 커다란 카트를 끌고 화려한 조명 아래의 진열대에 포장된 물품을 담으며 즐거워한다.
시끌벅적했던 옛 장터는 지금 낡은 몇몇 건물들이 주인 없이 우두커니 서있을 뿐이다. 정기시장은 하나둘 씩 대형 마트에 밀려 이미 다수가 사라졌고 상설시장마저 점점 문을 닫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르면 내년 초, 신세계에서 수백 평 규모의 미니 이마트를 선보인다고 한다. 그렇게 된다면 재래시장은 어쩌면 아예 설 곳을 잃게 될지도 모른다.
대형 마트가 더 싸다고 생각하는데 싸게만 느껴지는 묶음 판매도 전혀 싸지 않다는 것이 증명된 바 있으며, 재래시장에는 가격 정찰제인 마트에서 찾을 수 없는'덤'이라는 것이 있다.
지금 이 시대에서 재래시장이 설 곳은 과연 어디인가? 차가워지는 날씨만큼 재래시장 상인들의 마음도 시릴 듯하다. 문득 뻥튀기 아저씨의'뻥이요!'소리가 그리워진다.
이희진(인터넷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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