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헬로우 경제] 기부문화

올해도 어김없이 크리스마스가 왔다. 어른아이 할 것 없이 모두가 크리스마스를 즐기고 기뻐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크리스마스가 되면 우리가 익숙하게 볼 수 있는 것이 자선냄비다. 평소에는 아무런 생각 없이 지냈지만 이 시기에는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열고 자선냄비에 남을 위한 마음을 담으려고 생각하게 된다.

따져 보면 우리나라는 국민소득에 비해 기부 문화가 취약한 나라 가운데 하나다. 소득에 비해 기부가 익숙하지 않은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어릴 때부터 기부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에 어른이 돼서도 기부에 대해 거부반응이 생기는 게 아닐까 싶다.

외국에서는 어릴 때부터 기부를 아주 자연스러운 일로 받아들이는 문화를 가지고 있다. 내가 어렵게 번 돈을 왜 남에게 거저 주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어릴 때부터 가르치지 않으면 나이가 들어서 더욱 설득하기가 어려운 게 사실이다.

요즘 아이들이 사용하는 돼지저금통 가운데 세 가지로 용도가 분류된 게 있다. 소비, 저축, 기부 이렇게 구분이 돼 있어서 자신의 용돈을 어디에 얼마만큼 모을지 결정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참으로 좋은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 은행에 저축하지 않아 이자가 발생하지 않는 것이 현실적인 괴리감이 있기는 하지만 아이들이 남을 위해 내 소득의 일정 부분을 모으는 습관을 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가정에서 기부에 대해 어떻게 교육할 것인가에 대해 생각해 보자. 우선 부모가 아이들에게 기부가 당연한 문화라는 사실을 인식시켜 줄 필요가 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저금통을 이용해 아이들에게 지속적으로 기부에 대한 사고를 일깨워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아이들이 기부를 위해 돈을 따로 모을 경우 부모가 기부 금액의 일정 부분을 보태 주는 것도 자극이 된다.

요즘 가정에서 간단한 가사를 도우면 아이들에게 용돈을 주는 사례를 흔히 볼 수 있다. 이때도 일정 부분을 기부를 위해 모으도록 권유해 보자. 이런 방법을 이용한다면 기부에 대해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게 아니라 기부를 자연스런 내 생활의 일부분으로 받아들이게 될 것이다.

금융권에서 선보이는 기부 관련 펀드를 활용하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 '우리 아이 부자 만들기' 같은 펀드도 좋지만, 이렇게 아이들에게 내가 투자한 이익으로 남을 돕는 펀드에 가입시켜 정신적으로 건강한 부자로 만드는 것도 좋은 교육 방법일 것이다.

요즘 교육은 너무나 입시 위주로 짜여 있어 인성 부분에 대해서는 학교에서나 가정에서나 소홀한 게 현실이다. 인성교육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하면서도 막상 이를 실천하기는 어렵다. 이럴 때 남을 위한 기부에 대해 가르친다면 아이들의 인성이 조금은 더 따뜻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나의 미래를 위해 저축을 하고 투자를 하지만 그 이익의 일정 부분을 어려운 사람을 돕는 데 사용한다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사회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어릴 때부터 기부 문화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 그 노력은 부모의 몫이라고 할 수 있다.

김준혁(K비전스쿨 이사)

# 가정에서 기부문화 만들기

1. 가족구성원 모두가 함께 참여한다.

아이들에게만 강요해서는 안 된다. 자신의 재화를 남에게 준다는 것이 처음에는 상당히 이해하기 힘든 부분일 수 있기 때문에 모두가 함께 참여해서 자연스러운 분위기로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

2. 아이들에게 용돈을 줄 때 기부에 일정 부분을 쓸 수 있도록 금액적으로 배려한다.

자신이 쓰기에도 빠듯한 용돈을 주고는 기부를 강요하면 반감이 생길 수 있으므로 어느 정도 넉넉하게 용돈을 준 뒤 여유 있게 기부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3. 가정에서 하는 아르바이트의 대가에서도 기부를 할 수 있게 만들자.

금전적인 부분에서만 기부가 가능한 게 아니라 자신의 땀과 노력이 남을 위한 일에 쓰일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도록 해 주자.

4. 기부를 할 때는 아이들과 함께 하자.

'기부를 하는 것이 정말 내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자선냄비에 직접 돈을 넣는 것 또는 고아원이나 양로원에 가족이 함께 방문에서 우리 주변에 이처럼 힘겹게 사는 사람이 많고, 나의 작은 기부가 이 사람들에게 큰 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몸으로 느낄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좋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