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나무가 웃는다
강문숙
한 오십년, 그 자리에 서서 묵묵히
한 우물 파는 일 쉽지 않다.
그 속에, 햇살과 고요가 살고
하늘 한 자락 발을 빠트리고,
마침내 투명하게 맑은 물 고이기는
참말로 쉽지가 않다.
한 오십년, 해 뜨고 해지는 날들
상처 없이 바라보는 일 쉽지 않다.
누군가, 그 세월 어땠느냐 물으면,
바람이 지나가는 소릴 들었지
한 꽃잎 열렸다가 닫히는 소릴 들었지
강물이 거슬러 올라가는 걸 보았지
초연하게 말하기란, 그리 쉬운 일 아니다.
먼 데서 큰 눈 내린다는 소식에
세상 모든 길들이 비장해진다.
길 위에도 눈이 내려 하얗게 지워진 길
내일은 더 투명하게 얼음길을 내리라.
겨울나무, 그 내공으로 피워내는 눈꽃
차마 나는 그 앞에서, 글썽이지도 못하겠다.
오십년의 오백 번이 지나도록
밤 깊어도 환하게 눈 뜨고 있을
흔치 않은 그 일.
오늘, 저 나무가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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