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마카오 올빼미 테마여행] ⑥아들과 떠난 여행

공항에 있던 한국인 가이드에게 부탁해 겨우 도착한 호텔에 여장을 풀고 지도 한 장 달랑 들고 세나도 광장을 찾아 나선다. 가다 보니 사람들이 붐비는 작은 식당이 있다. 우리도 여기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

대충 옆 사람 먹는 걸 보고 같은 걸로 주문했다. 쌀 국수에 돼지고기와 선지 같은 걸 얹어 주는데 음식을 많이 가리는 아내와 아들놈도 단숨에 한 그릇씩 비웠다. 배가 많이도 고팠던가 보다. 지도 한 장에 의지해 셋이서 머리를 맞대가며 골목골목을 돌며 좁은 도로 양편으로 늘어선 높고 빽빽한 아파트에 감탄도 해가며 몇 번이나 길을 잘못 들어 겨우 세나도 광장에 도착했다.

분수를 중심으로 좌우로 늘어선 고풍스런 유럽식의 건물들, 수많은 사람들. 고함치는 듯한 중국어 소리만 아니면 마치 유럽의 어느 도시에 와 있는 것 같다. 광장 바닥의 물결무늬를 따라 걷다보니 광장의 끝 쪽에 성도미니크 성당이 있다. 안으로 들어 가 보니 미사가 진행 중이다.

우리도 전통 있는 도미니크 성당에서 주일 미사 참례를 하게 되었다. 기도나 성가를 알아들을 수는 없지만 예절의 순서나 형식이 낯설지 않았고 여행 중에 드리는 미사는 우리 가족에게는 또 다른 은총이란 생각이 든다.

사람들의 흐름 따라 걷다보니 언덕 위에 사진으로 봐왔던 성 바울성당이 보인다. 중국의 첫 번째 교회라고 하는데 화재로 인하여 건물의 전면만 남았다고 한다. 하지만 성당의 전면만 남아 있었지만 그것만으로도 웅장하고 아름다운 원래의 모습을 상상할 수 있다.

다닥다닥 붙은 아파트들과 일방통행위주의 신호등 없는 좁은 도로들. 무수하게 많은 오토바이들. 신호등이 없는 횡단보도에서 차가 오는 대도 막 건너가는 보행자들. 무질서하게 보이지만 보행자가 있으면 아무 불평 없이 정차해주는 운전자들을 보니 여유가 있어 보인다.

비록 짧은 일정이지만 지도 한 장 의지하여 많이도 걸었다. 동서양의 문화가 어우러진 마카오의 풍경도 이채롭고 좋았지만 이번 여행에서 가장 기뻤던 건 철부지로만 생각했던 막내가 여행의 동반자로써 아비의 마음을 얼마나 든든하게 해 주든지…. 아들아 고맙다. 항상 유순하고 어리게만 생각했는데 너무도 건강하게 자라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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