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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형 집행 후의 무죄' …뼈아픈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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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년 전 이른바 '인민혁명당(人革黨)재건위원회' 사건으로 사형을 선고받고 처형된 우홍선 씨 등 8명에게 無罪(무죄)가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은 어제 열린 인혁당사건 재심 선고공판에서 "피고인들에 대한 고문.협박 등이 인정되고, 검찰조서 등의 증거능력이 없다"면서 긴급조치.국가보안법.반공법 위반 등의 혐의에 대해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닌, 이름으로 남은 靈魂(영혼)에게 부여한 무죄 판결이다. 현실의 무죄 판결로 죽은 그들이 살아 돌아 올 수 없고 살려 낼 수도 없다. 누구도 무죄의 기쁨을 누릴 수 없다. 묘비에 얼룩진 恨(한)과 눈물 자국이 한 겹 지워지고, 가족과 관련인사들의 무거운 짐이 약간 덜어졌을 뿐이다. 산 사람들은 극한 絶望(절망)과 무한 虛無(허무)를 감당해야한다. 그리고 스스로 만든 사형의 야만성을 다시 熟考(숙고)해야 한다.

人革黨(인혁당)사건은 維新(유신)철폐 시위가 가열되던 1974년 중앙정보부가 "북한 지령을 받은 인혁당 조직이 당시 시위 주도세력이던 民靑學聯(민청학련)을 조종해서 국가변란을 시도했다"는 혐의를 씌워 270여명을 구속한 사건이다. 이 사건 주요 인물 8명은 1975년 4월 8일 대법원에서 사형이 확정된 지 불과 18시간만에 사형이 집행됐다.

전격적인 사형 집행은 두말 할 나위 없는 '사법 殺人(살인)'이다. 이 같은 합법을 위장한 사법 살인은 사형제도가 살아있는 한 언제라도 되풀이될 수 있다. 사형을 선고했던 법원이 재판의 잘못을 自認(자인)함으로써 과거의 치명적 실수를 바로잡고 죽은 이들의 명예가 다소나마 회복된 것은 다행스럽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안도할 수 없다.

인혁당사건에 대한 불법 수사에서 사형 집행, 그리고 무죄 판결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철저히 규명해서 사법 현장의 불멸의 敎訓(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특히 중요한 것은 반문명적 사법 살인을 원천 봉쇄하는 일이다. 국회는 계류중인 사형제 폐지 특별법안에 대한 심의를 조속히 재개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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