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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의 가족/ 권태현 지음/ 문이당 펴냄

'결국 이렇게 되고 마는구나'.

이 소설은 한 가족의 몰락에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IMF 이후부터 시작된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뿔뿔이 흩어져 살아야만 했던 한 가족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풀어놓는다.

사업의 부도로 가장은 노숙자로 전락하고 아내는 학습지를 돌린다. 친척집에 맡겨진 큰 아이는 불량스럽게 변해가고 작은 아이는 남의 물건을 훔친다. 이 가족을 이런 막막한 상황으로 몰아간 것은 무엇일까. 소설은 이 가족 뿐만 아니라 주변 인물을 통해 가정 내 문제들이 사회문제로 이어져 우리 사회를 곪아가게 만드는 과정을 직시하고 있다.

주인공 가족이 겪는 극단적 상황을 통해 최소한의 보호장치도 없는 현실이 한 개인을 다시는 회복할 수 없는 벼랑으로 내몰고, 그로 인해 사회 구성의 기본 단위인 가족이 해체되고 파괴되는 과정을 여과없이 그려내고 있다.

이 소설은 저자의 가까운 가족 이야기에 근거한 것이기에 더욱 와닿는 부분이 많다. 세밀한 묘사가 가능한 이유도 그 때문이다. 작가의 시선은 이에 그치지 않았고 온전히 잘 사는 가족들도 실제로는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은 것을 발견한다.

저자는 이 모든 가족의 유형을 다 담아낼 수 있는 가족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이야기의 힘 만으로 가족이 어떤 존재인지 알리고 싶었다'는 저자의 말처럼 단선적인 이야기에 충실하고 있다. 300쪽. 9천500원.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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