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e세상] 윈도비스타 '지존의 꿈'

"PC가 홈 엔터테인먼트 중심…다른 기기 더이상 필요없다"

마이크로소프트(MS)사의 최신 운영체제(OS)인 '윈도비스타'(windows vista·이하 비스타)가 지난달 31일 한국을 포함해 전세계에 출시됐다. MS사의 예전 OS가 그랬듯이 비스타 역시 요란하게 등장했다. 비스타는 이번에도 컴퓨터 생활 및 디지털 환경을 크게 바꿔놓을까.

# 윈도비스타, 이래서 좋다

비스타는 요즘 PC의 주력 OS인 '윈도XP' 이후 MS가 6년만에 선보인 OS다. MS사가 밝힌 비스타 개발 기간은 5년, 개발 비용은 60억 달러(5조6천억 원)다.

비스타(vista)는 '먼 경치' '조망' 등을 뜻한다. 이름 값을 하겠다는 듯 비스타는 눈에 띄게 화려하다. 화면을 3D로 설정해 두면(에어로 글래스) 입체적인 창 전환을 즐길 수 있다.

비스타는 PC를 홈 엔터테인먼트의 중심 기기로 등극시키겠다는 MS사의 야심을 담고 있다. 그래서 멀티미디어 및 오락 기능이 대폭 강화됐다.

화면 오른쪽에 위치한 사이드바에는 다양한 도구(가젯)가 들어간다. 사이드바에 필요한 프로그램을 등록함으로써 다양한 멀티미디어 환경을 쉽게 구현할 수 있다. 비스타에서는 별도의 전용 프로그램 없이도 동영상과 사진을 쉽게 관리하고 편집할 수 있다. 고화질TV나 엑스박스360 같은 게임기 등과의 연결도 쉽다.

검색기능이 편리해졌다. 윈도 버튼에 붙어있는 검색창에 특정 단어를 입력하면 컴퓨터 안의 각종 파일과 데이터를 쉽게 찾아낼 수 있다.

고사양 게임을 보다 더 쾌적하게 즐길 수 있다. '다이렉트 엑스 10'라는 신기술을 지원하기 때문이다. 현재 윈도XP에서 활용되고 있는 '다이렉트 엑스 9'과 비교할 때 '다이렉트 엑스 10'은 한층 진화된 그래픽을 뿌려준다. 컴퓨터 사양이 받쳐준다면 비스타 사용자는 영화 컴퓨터그래픽(CG)에 버금가는 화질의 게임을 구현한다.

비스타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강화된 보안기능이다. 악성코드나 스파이웨어 등의 침투를 상당히 효과적으로 차단해 준다. 특정 홈페이지가 개인정보 유출 위험성이 높은 사이트인지 알려주고 자녀가 컴퓨터를 사용하는 시간과 접속 사이트·응용프로그램 등을 제한할 수 있다.

# 윈도비스타, 이래서 싫다

보안 기능이 강화된 만큼 호환성에는 상당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보안 및 부가 서비스를 위해 국내의 많은 사이트들이 사용하고 있는 '액티브 엑스'와 비스타는 충돌을 일으키고 있다. 현재 인터넷 뱅킹, 온라인 게임이 실행되지 않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또한 일부 응용 프로그램과 MP3 플레이어 등 디지털 기기들이 호환되지 않고 있다.

너무 높은 사양을 요구한다는 것도 불만의 대상이다. MS사가 밝힌 비스타의 최소 사양은 인텔 펜티엄 800Mhz CPU와 512MB 메모리, 20GB 이상의 하드디스크 등이다. 그러나 비스타를 제대로 돌리려면 현재 시판되는 것들 중 최고급 수준의 컴퓨터를 갖춰야 한다. 현재 대부분의 가정과 사무실에 있는 PC로 비스타를 구동하기에는 부족함이 있다.

해외보다 비싼 값도 논란이다. 비스타의 가정용 제품 격인 '홈베이직'의 경우 미국 아마존닷컴에서는 199달러(19만 원)인데 비해 국내 시판 가격은 30만3천 원으로 10여만 원 비싸다. 국내 유통비용을 감안한 가격이라는 것이 한국MS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사용자들의 시선은 곱잖다. 개인 사용자들이 OS를 따로 구입하는 시장이 거의 형성돼 있지 않다는 이유로, 기업용 컴퓨터에 단체 판매해 높은 마진을 얻겠다는 MS측의 횡포라는 시각이다.

# 향후 전망

비스타가 출시됐음에도 불구하고 높은 가격과 호환성 문제, 고사양 요구 등의 원인으로 사용자의 반응은 냉소적인 편이다.

그러나 비스타가 개인용 컴퓨터의 주력 OS로 자리잡는 것은 시간 문제라는 것이 일반적인 예상이다. 내구성이 약한데다 교체 주기가 다른 여느 제품보다 짧은 컴퓨터의 특성 때문이다. 매니아를 제외하면 30만원 이상의 거금을 들여 비스타를 사는 사람은 거의 없겠지만, 새로 구입하는 대기업 컴퓨터엔 비스타가 끼워넣기식으로 탑재돼 있다.

MS사의 운영체제는 전 세계 하드웨어 산업의 대대적인 업그레이드를 가져왔다. 고사양을 요구하기에 비스타는 CPU, 메모리, 비디오카드, 모니터 등의 고급화를 이끌어낼 것으로 보인다.

역설적으로 비스타의 가장 큰 라이벌은 윈도XP이다. XP는 안정적인데다 현재의 컴퓨터 사용 환경에 부족함이 없다. 문제는 MS사가 XP에 대한 업데이트 지원을 언제까지 해 줄 것인가이다. 이와 관련해 MS는 2014년까지 윈도XP에 대한 업데이트 지원을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해용기자 kimhy@msnet.co.kr

[What]

◎ 액티브 엑스(ActiveX)

일반 응용프로그램과 웹 브라우저를 연결시켜 주는 기술로, 마이크로소프트사가 개발했다. 웹 브라우저 상에서 PC가 할 수 있는 작업을 할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한 제어 도구라고 할 있다.

◎ 다이렉트 엑스(DirectX)

윈도 환경에서 음악·동영상·게임 등을 다채롭고 화려하게 구현하기 위해 만든 프로그램의 집합체를 일컫는다. 역시 MS사가 개발했으며 현재 10버전까지 나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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