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겨울속 이상 고온에 지자체들 "축제 어떡해?"

일찍 개화 조짐…행사일정 곤혹

예년보다 일찍 찾아온 봄 때문에 경북도내 시·군에 비상이 걸렸다.

해마다 봄꽃축제를 열어왔는데 예년에 비해 보름가량 일찍 꽃들이 개화조짐을 보이자 일정잡기를 놓고 고민에 싸인 것.

매년 아카시아축제 일정잡기가 최대 고민사항인 칠곡군은 올해 축제 개장일을 지난해보다 3일 정도 앞당겨 5월 5일로 잡았다. 최근 2년 동안 축제기간 중 아카시아꽃이 전혀 피지 않아 관광객들의 입방아에 시달렸던 터다.

하지만 올들어 더욱 심해진 이상 고온현상이 또다시 발목을 잡고 있다. 정지문 산업과장은 "매년 일정잡기에 고심하지만 개화시기 맞추기는 하늘의 별따기다. 올해는 지난해 겨울 이상 고온현상을 최대한 고려해 일정을 당겼지만 봄이 보름가량 일찍 찾아오면서 걱정이 심하다."고 곤혹스러워했다.

4월 7일 벚꽃마라톤대회를 열기로 한 경주시도 자칫 꽃없는 축제가 될까 고심이다. 일부 남쪽지방에 목련은 물론 산수유, 개나리 등이 활짝 피기 시작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더욱 헛갈려하고 있다. 이병원 체육지원담당은 "지난해는 축제에 맞춰 때마침 벚꽃이 만개해 절정을 이뤘지만 올해는 봄꽃들이 저마다 일찍 나오는 바람에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고 했다.

안동도 날씨가 예년 기온을 되찾기만을 바라고 있다. 벚꽃이 만개한 낙동강 강변길을 달리는 안동마라톤대회를 4월 15일 열 예정이지만 보름 정도 일찍 벚꽃이 필 것으로 전망되면서 시기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는 것. 마라톤대회 관계자는 "벚꽃 없는 축제도 문제지만 더위가 일찍 찾아올 경우 초여름 날씨에 마라톤을 하는 격이 돼 참가자가 줄어들 것 같다."고 걱정했다.

안동지역 부녀회에서 봄나들이 행사로 하던 화전놀이도 올해는 앞당겨질 전망이다. 야산에 핀 참꽃을 따서 전을 부쳐 먹는 이 행사는 꽃이 한창인 단오 전후에 열렸지만 올해는 그맘때쯤이면 한여름 날씨가 될 것으로 기상당국이 예상하고 있기 때문. 남영만 안동기상대장은 "예년보다 개나리와 진달래, 벚꽃이 피는 시기가 보름가량 앞당겨질 것으로 예상된다. 안동에선 개나리와 진달래가 3월 중순쯤 만개할 것으로 보이고 벚꽃도 3월 말경이면 모두 필 것"이라고 예측했다.

매년 5월 주왕산국립공원에서 수달래축제를 여는 청송군과 일월산 산나물축제를 준비하고 있는 영양군도 어렵기는 마찬가지. 권용호 청송군 관광발전담당은 "개화시기가 앞당겨지면서 축제를 일정대로 강행할지 여부를 두고 말들이 많다."고 털어놨다. 영양군은 5월 18일부터 사흘간 열기로 한 산나물축제를 앞으로 기온 변화에 따라 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전국 최대 벚꽃축제인 제45회 진해 군항제는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당초 예상보다 빨리 벚꽃이 필 가능성이 크기 때문. 정순근 진해시 관광행정담당은 "예년 경우 이 때쯤 축제시기를 확정짓고 행사 홍보와 준비에 들어갔지만 올해는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군항제 최고 볼거리는 벚꽃이므로 어쩔 수 없이 기상대 벚꽃 개화예상일 자료만 기다리고 있다."고 답답해했다.

사회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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