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오랜만에 비가 내리는 구나. 가뭄 끝이라 이 비가 너무도 고맙고 좋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걱정도 되었구나.
아침 일찍 7시면 어김없이 일어나 유치원 갈 준비에 눈을 비비며 나오는 모습에 애처로운 마음도 많이 들었다. 특히 오늘 같은 비 오는 날엔 더욱 서글프고 밖을 쳐다보는 것만으로 걱정이 앞선단다.
작년2월 용산동에서 이곳 범어동으로 이사오면서 엄마 직장과 유치원을 옮길 수가 없어 힘들지만 출퇴근을 늘 함께 해야 했지. 때로는 늦어서 동동거리며 밥도 먹다 만 체 눈 꼽은 붙이고 머리도 새집을 지었지만 열심히 따라다니는 네가 너무도 대견하고 사랑스러웠다.
어른도 힘든 출퇴근길을 겨우 7살 어린이가 하기엔 큰일이라 걱정도 많이 했는데 이제는 그것도 내일로서 끝이구나.
지하철 노선, 버스 노선도 다 외워버린 네가 이제는 유치원 졸업 선물로 버스 승차 카드를 사달라고 조르는 것을 보면 초등학생이 되길 무척 바랐던 것 같기도 해 미안하기도 하다.
2000년 시작할 때 낳은 셋째 막내 아이라 자랑도 듣기도 하고, 핀잔 비슷한 농담도 많이 들었다. 그렇지만 아빠를 꼭 닮은 너는 우리가족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건강하게 자랐구나.
성찬아 ! 요즘 누가 나에게 묻더구나.
"셋재 아들 키워본 소감이 어떠냐구." 그래서 엄마는 이제는 당당하게 말한단다.
"아이들 많아서 너무 좋고 화목하고 즐겁다고 막내를 낳기를 너무나 잘했다고."
엄마의 이 대답이 허공에 흩어지지 않게 부디 건강하고 착하게 자라 이 사회에 큰 기둥이 되었으면 좋겠다.
사랑한다 성찬아.
배성우(인터넷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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