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영천 시내에서 자동차로 20분 가량 떨어진 화산면에 위치한 화산중학교. 전교생이 47명인 전형적인 소규모 농촌 학교다. 이 학교에서 이달로 100호째 학교 신문을 발행, 화제가 되고 있다. 교명인 '화산(花山)'을 순우리말로 옮긴 '꽃뫼 아해들'이라는 신문 이름부터 정겹다.
"이처럼 작은 학교에서 스스로 무엇인가를 해냈다는 사실만으로도 학생과 교사, 주민들 모두 대단한 자부심을 느끼고 있습니다." 김동진 화산중 교장은 "100호 발행은 대도시 학교에서도 쉽지 않은 일"이라며 감격스러워했다.
'꽃뫼 아해들'은 김 교장 부임(2004년) 전인 1999년에 첫 호를 선보인 이래 매월 발행돼 왔다. 신문을 만든 주역은 이 학교 동아리인 '신문 제작반'. 지도교사와 취재·편집 기자 등 12명으로 구성된 작은 편집국은 학교 안팎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소재를 발굴해 지면에 옮겼다. 김 교장은 "글을 쓰고 읽는 분위기가 자리 잡다보니 학생들이 글쓰기와 독서에도 유난히 큰 흥미를 가지고 있다."고 했다.
A4크기의 책자 형태로 만들어진 신문은 30쪽 분량. 매월 한 번 나온다고는 하지만 적잖은 사이즈다. 신문을 꼼꼼히 들여보면 모교와 지역에 대한 애정이 곳곳에 묻어있다. 학교 안팎의 소사를 다룬 '꽃뫼 뉴스', '학급 통신', '독서광장', '이달의 뉴스', '직업 탐구' 등 읽을 거리가 풍부하고 '선생님들에게 듣는다'는 코너처럼 교사들이 기고한 글도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100호째인 이번 호에는 '꽃뫼 아해들'의 초대 편집장을 받았던 지도교사에서부터, 영천 교육장과 장학사, 영천고 교장 등 학교 안팎에서 축하글이 쇄도했다.
김 교장은 "곧 졸업을 앞둔 학생들도 학교 신문이 가장 큰 추억거리였다고 할 정도로 '꽃뫼 아해들'은 우리 학교를 대표하는 하나의 문화였다."며 "앞으로 200호, 300호가 될 때까지 이어져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병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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