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0만 원짜리 전셋집에 사는 87세 기초생활보장 수급권자 할머니가 평생 모은 돈 1천만 원을 더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내놓은 모습이 훈훈해 보인다. 서울의 박영자 할머니는 월 40만 원도 안 되는 지원금으로 지독한 耐乏(내핍)생활을 하며 모은 돈을 아낌없이 쾌척했다. 공동모금회 관계자가 "그 돈으로 더 좋은 집으로 이사하시라" 권했지만 소용없었다.
가족 간 재산 다툼이 급증하는 이 사회에서 유난히 가난한 할머니들의 寄附(기부) 릴레이가 그만큼 더 빛나 보인다. 박 할머니도 앞서 역시 기초수급자인 이웃 김춘희 할머니가 장기 기증 및 옥탑방 전세금 1천500만 원을 사후 기부하기로 한 것이 자극제가 됐다 한다.
얼마 전 대구서도 廢紙(폐지)를 주워 팔아 생계를 꾸리는 83세 정성란 할머니가 평생 모은 돈 900만 원을 지체장애인을 위해 내놓은 바 있다. 정 할머니는 1천만 원을 채우고 싶었지만 내일을 알 수 없는 나이 때문에 다 채우지 못했다며 오히려 미안해했다. 우리를 부끄럽게 하는 할머니들이다.
이와 대조적으로 멀쩡하게 재산 있는 사람들이 기초생활수급자 노릇을 하며 血稅(혈세)를 낭비하게 해 씁쓸함을 금치 못하게 한다. 최근 서울의 노점상 중 부동산 재산 2억~10억 원 이상 소유자가 511명이나 되며, 시내 3천625곳 가판대 중 기초생활수급자 등이 운영하는 곳은 736곳에 그친다는 조사 결과는 무얼 뜻하는가. 보건복지부의 기초수급자 금융재산 조회 결과 1억 원 이상 소유자가 1천9명이나 됐고, 이 몇 년간 기초수급자 중 해외여행자가 10만 2천여 명이나 됐다는 건 또 무얼 말해주는가.
다함 없이 주는 이들 할머니들의 기부 릴레이가 가족 이기주의 벽을 무너뜨리고 나아가 헛욕심 채우는 데 급급한 가짜 기초수급자들의 良心(양심)을 깨우는 종소리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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