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를 관장하시는 산신님! 주민들이 한 뜻으로 기원드리오니 온 마을과 주민들이 평안하도록 굽어 살펴 주시옵소서."
최근 몇 달 새 사고와 자살 등으로 이웃들이 목숨을 잃고 주택과 산불 등 화재가 잇따르는 등 온 마을에 흉흉한 기운이 감돌자 주민들이 20여 년 전에 중단했던 산신제를 통해 액(厄) 풀이에 나섰다.
21일 상주 모서면 정산못 둑에서는 득수·백학·정산·호음리 등 9개 마을의 청년들이 모인 서부청년회(회장 이춘하)가 마을 이장단과 주민 1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백화산을 향해 주민안녕과 무사고를 기원하는 산신제를 모셨다.
이 지역에는 그동안 주택화재 3건이 잇따라 발생했으며 지난해 가을에는 한 할머니가 자살했고 지난 2월 홀로 살아가던 40대가 빈집에서 변사체로 발견되는 등 각종 사건사고로 주민들이 불안한 날들을 보내오고 있다.
지난달 12일 모서면 박창권(47) 씨 주택에 불이나 설 명절을 앞두고 온 가족이 거리로 나 앉자 주민들이 십시일반 도움의 손길을 보내 이웃의 정을 전하기도 했으나 지난 6일 호음리 김정부(67) 씨 주택에 또다시 불이나는 등 올 들어 3건의 주택 화재로 이들이 마을회관 등지에서 힘겨운 날들을 보내오고 있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수백여 년을 백화산 줄기에 파묻혀 이웃들끼리 서로 아끼고 보듬으면서 살아오던 주민들은 너나없이 불안해하기 시작했다.
이 때문에 마을의 청년들이 뜻을 모아 십시일반 쌀과 음식을 거두고 돼지를 통째 잡아 백화산 정상인 포성봉이 가장 잘 보이는 정산못 둑에서 개발과 현대화에 내몰려 중단했던 산신제를 올리게 된 것.
윤명철(76) 정산리 노인회장은 "20년 전까지만 해도 마을에 우환이 깃들면 산신제를 올리며 안녕을 기원했었다."며 "마을에 드리운 어두운 기운을 산신이 없애주리라 믿는다."고 기대했다.
상주·엄재진기자 2000jin@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쿠팡 멈추면 대구 물류도 선다"… 정치권 호통에 타들어 가는 '지역 민심'
與박수현 "'강선우 1억' 국힘에나 있을 일…민주당 지금도 반신반의"
취업 절벽에 갇힌 청년들 "일하고 싶은데 일자리가 없다"
"한자리 받으려고 딸랑대는 추경호" 댓글 논란…한동훈 "이호선 조작발표" 반박
"김정일 장군님" 찬양편지·근조화환 보냈는데…국가보안법 위반 무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