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육상인들은 대구가 2011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 개최지로 결정되자 더할 나위없이 기뻐했지만 한편으로 부담감도 감추지 못했다. 세계 정상권과 한참 거리가 먼 국내 육상 현실을 고려할 때 4년후 대구에서 개최 국가로서 종목별 예선에 출전할 수 있지만 결선에 오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 육상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결선에 오른 경우는 1997년 아테네 대회 남자 높이뛰기의 이진택과 1991년 도쿄대회 남자 마라톤의 김재룡 정도이고 세계선수권대회와 비중이 맞먹는 올림픽까지 살펴보면 1988년 서울 올림픽 여자 높이뛰기의 김희선, 남자 멀리뛰기의 김종일이 해당된다. 세계선수권대회 결선에 오른 경우가 손에 꼽을 정도로 한국 육상은 세계 정상권과 격차를 보이고 있다. 더구나 지난해 도하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은 금 1, 은 1, 동메달 3개에 그치는 최악의 성적을 보이며 중국, 일본 등 아시아 정상권과도 격차를 보였다.
그러나 2011년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확정됨에 따라 한국 육상의 경기력도 진일보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육상에서도 수영의 박태환처럼 혜성과 같은 존재의 출현을 바라지만 쉽지 않은 일이니 만큼 중장기적인 유망주를 육성하는 데 힘을 쏟아야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정부는 대구의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유치 활동에 맞춰 2016년까지 세계 최고 수준의 10개 육상 종목을 발굴하고 육성한다는 중장기 발전방안을 추진해왔고 대구 대회가 확정됨에 따라 '차세대 체육인재'(NEST:NExt generation Sports Talent) 육성, 전천후 경기장 건립, 육상 발전위원회 발족, 육상 중심의 한국형 스포츠클럽 확산 등 10대 과제를 추진하기로 했다.
대한육상연맹도 도하아시안게임 참패 이후 성인 대표 위주의 운영 방침에서 벗어나 중·고교 유망주들을 차세대 대표로 키우는 작업을 시작했고 엘리트 선수들에 대해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육상 사관학교'설립도 검토하고 있다. 여기에는 높이뛰기 기대주인 대구체고의 윤 일, 중거리 기대주인 경북체고의 김재열 등 지역의 유망 선수들도 포함돼 있다.
이진택 대한육상연맹 중고교 유망주 전임 감독은 "현재 한국 육상은 트랙 종목 보다는 필드 도약 종목이 세계 정상권에 더 가깝게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진일 대표팀 중거리 부문 코치는 "경북체고의 김재열 같은 선수는 잘만 지도하면 중거리 대표로 손색없이 성장할 것"이라며 "종목별로 유망주들이 있어 한국 육상의 미래가 어둡지만은 않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기존 대표들 중 남자 창던지기의 박재명(26·태백시청), 남자 세단뛰기의 김덕현(22·조선대), 남자 10,000m경보의 김현섭(22·삼성전자), 마라톤의 엄효석(23·삼성전자), 전은회(19·건국대) 등이 세계 무대에 도전할 만한 기대주들이다.
대구·경북 육상계 역시 대구가 개최도시인 만큼 대구시청 육상팀을 확대하고 학교·실업팀을 더 늘려 한국 육상 발전을 이끌기를 바라고 있다.
김지석기자 jise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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