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를 펴고 턱을 약간 당기세요. 그리고 숨을 천천히 들이쉬면서 몸을 바로 하세요. 이건 몸 안의 노폐물을 빼주는 동작입니다."
3일 오후 대구 능인중 멀티미디어실. 40명의 학생들이 마룻바닥에 요가용 고무매트를 깔고 강사의 지시에 따라 이리저리 몸을 비틀고 있었다. 그러나 자세를 흉내내는 것도 잠시. 배가 당기고 다리가 후들거리면서 10초도 안돼 옆으로 나동그라지기 일쑤였다. 그래도 학생들은 "40분 동안 요가를 하고 나면 몸이 더워지면서 풀리는 기분이 든다."며 요가 예찬을 했다.
학교들이 '건강 수업'의 매력에 푹 빠졌다.
체력 저하, 비만, 허리 휨 등 학생들의 나빠진 건강을 개선하기 위한 걷기, 요가, 뇌호흡 등의 운동이 하나의 유행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
능인중은 지난달 중순부터 전교생을 대상으로 '요가수업'을 하고 있다. 김용태 교장은 "갈수록 학생들이 참고 견디는 것을 힘들어 하고 체력도 떨어져 요가 수업을 시작했다."며 "수업 반응이 좋아 몇 주 더 연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학생들은 요가수업을 통해 스트레칭하는 법부터 배운다. 난이도가 높은 동작보다는 바른 자세와 바른 호흡법에 익숙해지는 데 초점을 둔다. 요가 강사 김영리(26·여) 씨는 "아이들의 몸이 전반적으로 뻣뻣하고 배 근육도 너무 약해 놀랐다."며 "TV 시청이나 컴퓨터를 너무 오래 하면서 잘못된 자세가 습관화됐기 때문"이라고 했다. '식욕이 억제되는 자세', '발목과 복근이 강화되는 자세', '성격이 느긋해지는 자세' 등 특별한 처방도 인기 비결이다.
대구 동원중에서는 수업 시작 전에 5~10분가량 하는 뇌호흡 체조가 인기다. 5, 6년 전부터 학생들에게 뇌호흡을 가르치고 있다는 이 학교 교사는 "주의가 산만하거나 몸이 경직된 대다수 학생들에게 특히 효과가 있다."며 "체조를 하고나면 수업 분위기도 훨씬 좋아진다."고 했다.
대구 북부초등학교에서는 전교생을 대상으로 하는 '아침 10분 걷기 운동'이 인기. 학생들은 아침 등교와 동시에 책가방을 벗어놓고 운동장을 따라 걷기 시작한다. 신호성 교장은 "잘못된 식습관, 운동 부족으로 청소년 비만이 심각해 체중 조절과 심폐기능 향상에도 큰 도움이 되는 아침 걷기를 시작했다."며 "처음에는 귀찮아하는 어린이도 있었지만 지금은 선뜻 나선다."고 말했다.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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