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FC 경기장의 감초…엽기해설 방우정 씨

거침없는 편파방송 "져도 후련"

"이근호 선수 어느 미용실에서 했는지 파마머리 잘 나왔네요." "광주 상무 선수들 오늘 경기 졌기 때문에 광주까지 구보로 가야 될 것 같네요."

지난 7일 프로축구 K리그 5라운드 경기가 열린 대구 월드컵경기장. 대구FC와 광주 상무와의 전·후반 90분 동안 관중들은 저마다 귀에 라디오 이어폰을 꽂고 박장대소를 한다. 대구FC 유머중계 해설가 방우정(46) 씨가 구수한 경상도 사투리로 속사포처럼 쏟아내는 유머 축구중계 때문이다.

방 씨는 2004년 프로축구 시즌부터 대구FC 홈경기 때마다 축구해설을 하고 있다. 그는 경기장 주변에만 FM라디오 88.1MHz로 중계되는 해설을 통해 대구FC에 유리한 거침없는 '편파방송'으로 관중들을 즐겁게 한다. 경기와는 상관없는 군대얘기 등 격식을 파괴해 일반 중계방송과는 확연히 다르다. 철저히 대구FC에 유리한 방송이다. 구수한 사투리와 서로 티격태격하는 해설로 청취자들로부터 엽기방송이라고 불린다.

이 때문에 인터넷에서는 '방우정 어록'을 올리는 네티즌들도 많다. 방 씨는 축구해설뿐만 아니라 경기 전 선수단을 소개하고 하프타임 때는 이벤트를 진행하는 등 경기 때마다 바쁘다.

방 씨의 축구해설이 입소문을 타면서 타 구단에서 견학을 오는 등 대구FC만의 독특한 자랑거리로 자리매김했다. 인터넷으로도 실시간 중계가 전해진다. 그래선지 전국적으로도 팬이 많다. 방 씨는 "거제도뿐만 아니라 서울FC팬들도 응원 와서 잘 들었다면서 칭찬해준다."고 말했다.

방 씨는 라디오로 중계되는 방송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보이는 중계를 할 계획이다. 그는 "인터넷을 통해 보이는 방송을 하면 더 재미있을 것"이라고 웃었다.

"관객들이 더 많이 경기장을 찾아 대구FC를 사랑해 주십시오. 더 화끈하고 엽기적인 해설로 즐거움을 드리겠습니다."

모현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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