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삼성 권오준 2군행…선발진 부담 커졌다

선발 투수들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삼성 라이온즈 불펜의 핵이자 승리의 상징이던 'KO 펀치' 권오준과 오승환 중 권오준이 16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되며 2군으로 내려갔기 때문이다.

사이드암 투수임에도 140km대 중·후반의 빠른 공을 뿌리며 힘으로 타자들을 제압하던 권오준은 올 시즌 구위가 예전같지 않다. 직구 평균 구속이 140km가 채 나오지 않고 안정적이던 제구력마저 흔들리고 있다. 방어율이 10.80에 이르러 경기 후반 위기 상황에서 등판시키기가 힘든 상태.

삼성 코칭스태프는 부상이나 체력적인 문제가 없음에도 권오준의 구위가 좋지 않은 것은 투구 균형이 무너진 탓으로 보고 있다. 이번 2군행 결정도 컨디션을 조절하며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되면 최소 10일 후에야 재등록이 가능해 권오준은 빨라도 다음주 중반이 돼야 1군에 합류할 전망이다. 우완 정홍준, 좌완 조현근 등이 권오준 대신 1군에 올라올 가능성이 큰 후보다.

5와 1/3이닝을 던져 방어율 13.50을 기록 중인 임동규의 2군행도 결정됐다. 임동규는 14일 KIA전에서 6대2로 앞선 상황에 등판, 2점 홈런을 포함해 3실점하는 등 부진했다. 김문수가 임동규를 대신해 1군 불펜에 합류할 예정.

불펜이 흔들림에 따라 선발 투수들은 더 많은 이닝을 소화해줘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당초 우려와 달리 크리스 윌슨(1승1패, 방어율 0.69), 제이미 브라운(방어율 2.19), 임창용(1승, 방어율 4.50)은 잘 버텨주고 있다. 하지만 각각 2경기에 등판해 13이닝, 12와 1/3이닝, 10이닝만을 책임진 점이 아쉬운 부분. 불안한 뒷문을 생각하면 좀 더 마운드에서 견뎌줄 필요가 있다.

17~19일 롯데 자이언츠와의 대구 홈경기에서 선발 투수들은 최대한 많은 이닝을 던져줘야 한다. 일찍 마운드에서 내려오면 고전 중인 불펜이 질 짐은 더욱 무거워져 20~22일 LG 트윈스와의 서울 원정 3연전에서도 투수진 운용에 어려움이 따른다.

다행히 심정수를 중심으로 타선이 한결 좋아진 공격력을 선보이고 있지만 마무리 오승환에 앞서 1~2이닝을 책임져주던 권오준이 빠져 지난해와 달리 경기 후반 2~3점 차로 앞서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권오준의 비중이 여실히 느껴지는 대목.

17일 삼성은 브라운이 선발 출격하고 롯데는 에이스 손민한이 선발 예고됐다. 시즌 첫 승 사냥에 나설 브라운이 이대호를 앞세운 롯데 타선을 얼마나 긴 이닝 동안 막아줄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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