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달래-다시 4·19날에
이영도
눈이 부시네 저기
난만히 멧등마다
그날 쓰러져 간
젊음 같은 꽃사태가
맺혔던
한이 터지듯
여울여울 붉었네.
그렇듯 너희는 지고
욕처럼 남은 목숨
지친 가슴 위엔
하늘이 무거운데
연연히
꿈도 설워라
물이 드는 이 산하.
오늘은 4월 19일, 혁명의 날입니다. 그날, 그러니까 1960년 4월 19일은 이 땅의 자유와 민주를 위해 눈부신 젊음의 꽃사태가 일어난 날입니다. 맺혔던 한이 터지듯 여울여울 붉은 피가 용솟음친 날입니다.
세월이 가도 그날의 핏빛은 마르지 않습니다. 아니, 마를 수가 없습니다. 해마다 이맘때면 멧등마다 난만히 진달래는 타오르니까요. 타올라 온 산하를 어혈 들게 하니까요. 살아남은 목숨이 욕된 것은, 그냥 무지막지한 세월로는 그 핏빛을 다 씻어낼 수 없는 까닭입니다. 자성의 거울을 곧추세울수록 자꾸 부끄러운 얼굴이 비추이는 까닭입니다.
이런 시는 생심만으로는 안 되고 작심이 필요합니다. 쟁기든 따비든 의식의 보습을 대지르지 않고는 감당하기조차 벅차니까요. 처절한 생존 현장에 맨몸으로 다가가는 한 편의 시. 그 연연한 메시지가 망념에 사로잡힌 영혼을 사정없이 뒤흔드는, 오늘은 혁명의 날입니다.
박기섭(시조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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