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필렬 대한육상경기연맹 회장은 대구가 2011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유치한 것과 관련, "대구시민들이 한국 육상을 성장시키는 결정적인 계기를 마련해 줬다."며 "대구시민들이 너무나 고맙다."고 감사를 전했다.
신 회장은 16일 매일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세계육상연맹(IAAF) 실사단이 대구에 왔을 때 시민들이 보여준 열정이 감격스러웠다."며 "승용차를 함께 탄 나왈 엘 무타와켈 모로코 집행이사는 도로 주변에서 열렬히 환영하는 시민들의 열정에 줄곧 눈물을 훔쳤다."고 전했다. 신 회장은 지난 2000년부터 5년 동안 프로야구 삼성라이온즈 사장으로 재직, 대구와 친숙한 인사이다.
-향후 육상계의 숙제는 무엇인가.
▶육상인들이 좀 더 열의를 내야 한다. 자신들의 분야에 전통을 지키면서 실력 있는 후배를 발굴해 좋은 성적을 거두려는 자세가 중요하다. 현재 육상은 선수들이 많지 않고 그나마 활동 중인 선수들도 다른 종목으로 빠져나가는 실정이다. 지금이 아니면 육상을 더욱 발전시킬 기회가 없다. 육상인 스스로가 힘을 낼 필요가 있다.
-국내 육상 발전 방안은.
▶대구시가 육상아카데미 설립을 위해 종자돈으로 300만 달러(약 30억 원)를 내놓기로 했다. 중·고교 형태의 육상아카데미는 연구와 육성 기능을 동시에 갖춰야 한다. 또 육상만을 위한 육상전문학교도 만들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 육상은 지도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후배들을 육성해 왔다. 하지만 육상아카데미나 육상전문학교를 통해 과학적이고 체계적으로 선수들을 발굴, 육성해야 한다. IAAF가 대륙별로 육상 교육기관을 가지고 있는데 대구가 유치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스포츠에서 육상의 중요성은 어느 정도인가.
▶육상이 발전하면 다른 종목도 함께 발전할 수 있다. 반대로 육상을 못하면 다른 종목도 낙후할 수밖에 없다. 즉 육상은 전이효과가 매우 큰 종목이다. 지금까지 정부는 메달을 획득하는 종목을 우선 지원해 왔기 때문에 육상은 찬밥 신세였다. 하지만 국내 스포츠 육성을 위해서라도 육상에 대한 지원은 국가 차원에서 나서야 한다. 프로야구 삼성의 선동열 감독과 일본에서 활약 중인 이승엽 선수도 처음에는 육상 선수로 시작했다.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육상계에 끼치는 영향을 어떻게 보나.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필요한 심판만 300여 명이다. 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자질이 높아질 것이다. 지금까지 대구유니버시아드대회(2003년)와 2차례에 걸친 대구국제육상경기대회로 심판들의 자질이 높아지고 있고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치르면 국제적인 수준이 될 것이다. 이런 것들이 한국 육상 문화를 한 단계 높이게 된다.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유치를 계기로 육상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는데.
▶정부가 육상에 대해 법적, 제도적으로 지원하면 육상을 시키려는 부모들도 늘어날 것이다. 육상을 하는 학생들이 늘어나면 자연스레 저변이 확대되고 스타도 탄생할 수 있다. 이번 대회는 국민들에게 육상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계기가 될 것이다.
-유럽이나 아프리카 선수들에 비해 한국 선수들의 체격 조건이 큰 차이가 나 육상에 적합하지 않다는 견해도 있다.
▶훈련을 통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 110m 허들 세계기록보유자인 중국의 류시앙과 해머던지기에서 2004 아테네올림픽 금메달을 딴 일본의 무로후시 고지 등은 동양인이면서 세계적인 육상 스타이다. 수영의 박태환의 경우도 체격조건에서 서양인들에 전혀 밀리지 않는다. 저변이 약한 것이 문제다.
-최근 육상인들에게 히딩크 축구감독처럼 행동할 것을 주문하고 있는데.
▶히딩크의 성공 원인은 학연과 지연에서 자유로웠기 때문이다. 한국사회의 뿌리 깊은 파벌 문화를 타파하지 못한다면 육상도 제자리걸음을 할 수밖에 없다. 다른 종목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한 편이지만 육상도 파벌 문화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선수가 중심이 돼고 좋은 선수를 기르기 위해 지도자들이 양보하고 의견을 모아야 한다. 또 유능한 지도자를 외국에서 데리고 올 필요성도 있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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