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흔들리는 사회 지팡이…대구 경찰 '어수선'

뇌물수수 혐의로 검찰 내사를 받고 있던 경찰관이 자신의 집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가 하면 간통 등의 혐의로 징계를 받거나 비위사실이 불거져 인사조치되는 등 대구 경찰이 내홍을 앓고 있다.

19일 오전 7시 30분쯤 대구 달서구 용산동 H아파트에서 달서경찰서 소속 A경사(40)가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가족이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A경사가 18일 밤 퇴근해 피곤한 기색으로 '혼자 있고 싶다'며 방안으로 들어간 뒤 아침에 확인해보니 숨져 있었다는 유족들의 말에 따라 신변을 비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장에서는 '가족에게 미안하다. 아이들을 잘 부탁한다. 한 명이라도 더 잡으려 노력했는데··· 죄가 있다면 단속을 열심히 한 것 밖에 없는데··· 조직에 누를 끼쳐 미안하다'는 내용의 유서가 발견됐다. A경사는 달성군 논공읍에서 딱지상품권을 이용해 성인오락실을 운영해오던 B씨(28)로부터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1천만 원 상당의 돈을 받았다는 혐의로 이달 초부터 검찰의 내사를 받아왔고, 경찰 자체 조사에서는 혐의 없는 것으로 종결됐다.

대구 한 경찰서도 소속 지구대 경찰관이 40대 내연녀와 2년 6개월 정도 사귀다 한 달 전쯤 헤어졌다는 간통 의혹 제보를 입수, 조사를 벌인 끝에 혐의가 인정됨에 따라 징계위원회를 열기로 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 내연녀가 한 달 전쯤 '이제 그만 헤어지자'고 경찰관에게 전화한 뒤 아는 사람을 통해 경찰에 제보했다는 것. 경찰 관계자는 "경찰관이 내연 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있는 만큼 징계위원회를 열어 처벌 수위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한 경찰서도 소속 경찰관이 최근 음주단속 중 무면허 사실을 알고도 그냥 보내준 뒤 수차례 전화 통화를 해 불필요한 오해를 샀다며 자체 감찰 조사를 벌여 인사 조치하기로 했다. 지난달엔 달성경찰서 소속 경찰관이 사기 혐의로 수배 중이던 20대 여성 기소중지자를 광주 모 병원 앞에서 붙잡은 뒤 관할 경찰서에 넘기지 않고 다음날 새벽까지 술을 마시고 성폭행해 물의를 빚기도 했다.

서상현·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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