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직장인 피로도는 5년 전보다 3.7% 포인트 늘어난 89.1%에 이른다. 피로감을 호소하는 직장인만 2천 10만 명에 이른다고 한다. 피로와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다양한 산업들이 블루오션으로 각광받고 있다.
가장 두드러진 분야는 숙면을 유도하는 '수면테크' 상품. 일상에서 쌓인 피로와 스트레스로 불면증을 호소하는 직장인들이 늘어난 데다, 춘곤증 계절이 본격 시작되면서 숙면과 피로 회복을 돕는 상품들이 제 철을 만났다.
화장품 중에는 잠잘 때 얼굴에 붙이면 숙면과 피부관리가 동시에 해결되는 '슬리핑 마스크'가 인기다. 아모레퍼시픽의 이니스프리 허브스테이션에서는 '라벤더 슬리핑 마스크'는 지난해 5월 한달만 9천300여개가 판매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숙면에 탁월한 효능이 있다고 널리 알려진 라벤더 성분이 들어있어 스트레스 및 피로 회복은 물론 피부보습에도 도움을 준다. LG생활건강은 지난 해 인도의 전통 생활의학인 '아유르베다' 원리를 적용, 심신의 안정과 숙면을 유도하는 방향제 '파르텔 아유르베다' 등 숙면 관련 방향제를 통해 92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건강식품업계도 잠테크 상품을 내놓고 있다. 풀무원이 작년말 출시한 '그린체 높은산 정기담은삼 동총하초'는 3개월 만에 매출액 30억 원을 돌파하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심신을 편안하게 해 숙면에 효과적인 산삼성분이 다량 함유돼 있다. 이같은 불면증 해소 및 피로회복 관련 상품 시장은 연간 1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우주선 이착륙시 우주비행사들이 받는 압력을 완화하기 위해 미국 항공우주국 NASA에서 개발한 템퍼(점탄성 온도감응 소재) 소재로 만든 매트리스와 베개도 최근 국내 판매를 시작한 뒤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동아백화점 쇼핑점 관계자는 "가격대가 비싼 편인데도 침대는 한달에 한 개 이상, 베개는 하루 평균 한 개 꼴로 판매되고 있다."고 말했다. 300만 원대인 침대는 템퍼 소재 매트리스가 있으며 침대 머리, 발 부분을 위'아래로 움직일 수 있는 리모컨이 장착돼 있다. 베개는 13만~15만 원이다.
직장인 최모(42) 씨는 수면 캡슐 사업을 구상 중이다. 아직 구체적인 단계는 아니지만 자신이 불면증으로 고생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낮시간 잠시 숙면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면 분명 승산이 있다고 판단한 것. 최씨는 "캡슐방을 만들어 숙면을 취할 수 있게 하는 동시에 관련 제품도 판매한다면 좋은 반응을 얻을 것 같다."며 "시기를 가늠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인터넷 쇼핑몰에서도 숙면 제품은 인기다. 디앤샵에서는 황토건강매트, 메모리폼 매트리스 등이 인기고, 인터파크에서는 발을 따뜻하게 감싸줘 숙면을 유도하는 '수면양말'이 등장했다. CJ몰에서는 참숯, 녹차 등이 들어있는 메모리폼 베개가 월 1천 700만 원 이상 판매고를 올리며, 겉감과 충전재를 극세사로 만든 '다운필 베개'도 새롭게 주목을 받고 있다.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산업도 각광받고 있다. 인터넷 쇼핑몰 G마켓이 개발한 이색 볼펜꽂이는 피곤한 직장인들을 겨냥한 제품으로 유명하다. '김부장 똥침 볼펜꽂이'라는 이름의 이 제품은 엉덩이에 펜을 꽂는 모양으로 최근 한 달 동안 900여 개가 판매됐다. 볼펜을 꽂을 때의 통쾌함이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을 주는 동시에 아파서 인상 쓰는 표정이 웃음을 자아낸다.
뭐니뭐니 해도 스트레스 해소에는 운동이 최고. 문화관광부가 서울대 스포츠과학연구소에 의뢰한 '2006년 국민 생활체육 활동 참여 실태조사' 결과 전국민의 20.5%가 운동 및 스포츠 활동으로 여가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목할 것은 20년 만에 운동이 TV 시청(18.1%)을 앞질렀다는 것.
최근 들어 헬스와 수영, 배드민턴, 테니스, 골프 등 흔히 알고 있는 스포츠 외에 재미와 운동효과를 겸할 수 있는 당구가 직장인들 사이에서 다시 붐을 일으키고 있다. 회사원 권모(40)씨는 "회사 동료들과 점심시간 또는 퇴근 후 한두시간씩 당구를 즐긴다."며 "이기고 질 때마다 기분이 다르기는 하지만 간편하게 즐길 수 있어서 좋다."고 했다.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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