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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일현의 교육 프리즘)자연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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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너무 여유가 없고 각박하다. 버지니아 공대의 참사나 우리 초·중·고생 4명 중 1명이 마음의 병을 앓고 있다는 보도 등은 청소년과 젊은이들이 안고 있는 다양한 문제점들이 복합적으로 반영되어 일어나는 현상이라 할 수 있다. 어릴 때부터 치열한 경쟁만을 강요당하며 한 치의 여유도 없이 허둥대다 보면 정말 중요한 것들을 놓치게 된다. 여유를 찾고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시간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

현대인의 시간관념은 극단의 정점에 이르게 되었다고 할 수 있다. 복잡한 현대 생활은 분과 초를 다투며 바쁘게 돌아가고 있다. 누군가와 약속을 하여 기다리게 될 때, 상대방이 정한 시간에 나타나지 않으면, 기다리는 사람은 일종의 심리적 고문을 당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깨어있는 시간 동안에는 일이나 오락에 몰두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여유가 없다고 불평하면서도 아무 일도 하지 않는 무위의 시간을 견디지 못한다.

그렇게 민감한 대다수 사람들의 시간관념은 톱니바퀴의 회전이 만들어 내는 기계적이고 인위적인 시간에 바탕을 두고 있다. 우리는 태양과 달, 별이 만들어 내는 자연적인 우주의 시간은 일상생활에서 거의 의식하지 못하고 있다. 지금도 산업사회 이전 단계에 사는 사람들은 계절의 순환, 일출, 일몰 등에 민감하다. 그러나 도시인들은 해와 달, 별의 움직임을 보지 않고 톱니바퀴가 만들어 내는 인공적인 시간에 의해 생활하고 있다. 도시인들은 교외로 나가지 않으면 계절의 변화조차도 의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한때 우리의 꿈과 동경의 대상이던 별을 이제 도시 아이들은 잘 볼 수가 없다. 큰 건물들 사이사이에서 반짝이는 대형 네온사인들이 밤하늘의 별을 대신하고 있고, 사람들은 그 인위적인 불빛을 보며 밤길의 방향을 잡게 되었다.

도시 생활에서 우리가 누리는 것은 무엇이며, 잃어버린 것은 무엇인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청소년 비행이나 교내 폭력 문제도 이런 도시 생활과 깊은 관련이 있다고 해야 할 것이다. 빌딩의 숲에 가려 황혼녘의 불타는 노을을 볼 수 없는 아이들, 별을 보며 대자연의 신비와 경이감을 맛보지 못하는 아이들, 모든 즐거움을 돈으로만 얻으려고 하는 아이들, 누가 이들을 이렇게 만들었는가?

'자연을 보라, 그리고 자연이 가르치는 길을 따라가라. 자연은 쉼 없이 아이를 단련시킨다.'라는 루소의 말에 귀 기울여보자. 눈만 뜨면 머리를 복잡하게 만드는 것들이 지천으로 깔려 있는 현대를 살아가면서, 우리는 정말 소중한 것들을 잃어버리기가 쉽고, 저 깊은 곳에서 나직이 속삭이는 내면의 소리를 놓치기가 쉽다. 맑고, 조용하고, 밝고, 평화로운 장소에서 대자연을 바라보며, 나무와 풀과 바람과 무언의 대화를 나누며 사색에 잠겨보아야 한다. 더 늦기 전에 아이들에게 자연을 느끼게 하자. 자연을 느끼고 사랑하는 아이들은 난폭하지 않고 스스로 여유를 만들어 즐길 줄 안다.

윤일현(교육평론가, 송원학원 진학지도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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