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55개 선거구에서 치러진 4'25 재보선 결과는 한나라당의 참패, 열린우리당의 해체권고 통보, 민주당과 국민중심당의 지역주의 회귀, 무소속 돌풍으로 요약된다. 바람직한 선거문화로의 진전이라고 평가해줄 만 한 대목이 별로 없다.
한나라당은 이번 선거에서 대선주자들의 내분, 돈정치, 부실공천의 3가지 오만과 구태로 민심의 혹독한 심판을 받았다. '집권해서 안 되는 당'이라는 내부 비판이 너무나 실감나게 들린다. 박근혜 측의 이명박 검증론 제기 이후 본격화된 대선주자 내분은 이번 선거에서 두 가지를 검증했을 뿐이다. 안이한 시각과 인격적 옹졸성 말이다. 안산, 거창, 대구 서구의 돈 추문은 한나라당이 뇌수술을 받아야 할 상태임을 재확인시켰다. 부실공천은 이 사람들이 아직도 꿈에서 깨어나지 못했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이런 맹탕 당력으로 대전 서을에서 올인을 한들 유권자들을 감동시킬 수 있겠는가.
열린우리당은 기가 막히다. 14명의 후보를 내 기초의원 1명을 당선시켜놓고 한다는 소리가 "한나라당이 참패해 고소하다"는 이야기다. 정당의 해체가 아니라 정치권에서 영구 제명돼야 할 자신의 처지를 모르는 것 같다. 민주당은 기뻐할 것이 없다. 80노인의 호의를 구걸하기 위해 후안무치한 공천(김홍업)을 해놓고 당선이 됐다한들 뭐가 그리 자랑스러울 것인가. 민주당과 국민중심당의 지역주의 회귀조짐은 더욱 짐찜하다. 나라를 어떻게 토막 내 정치술수를 부릴지 걱정이 앞선다. 무소속 돌풍은 이런 정당들의 한심한 작태가 빚어낸 4'25 재보선의 결정판이다.
유권자들은 이번 선거에서 나라를 제대로 이끌고 갈 정당이 없음을 분명하게 선언한 셈이다.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이 경합한 국회의원선거에서조차 투표율이 19.3%(경기 화성)에 머물렀다는 것은 정당 혐오증이 극도에 달했음을 말해준다. 이런 정당들을 데리고 살아야 하는 국민들이 얼마나 치사하고 갑갑하겠는가.
댓글 많은 뉴스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5·18묘지 참배 가로막힌 한덕수 "저도 호남 사람…서로 사랑해야" 호소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민주당 "李 유죄 판단 대법관 10명 탄핵하자"…국힘 "이성 잃었다"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