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초 140㎞대 중반을 맴돌던 빠른 공도 더 이상 던지지 못한다. 힘껏 던져도 130㎞대 중·후반에 머물 뿐. 대신 옆으로 꺾이고 아래로도 떨어지는 싱커를 연마한 뒤 완급 조절로 승부를 건다. 삼성 라이온즈 선발투수진의 한 자리를 꿰차고 있는 전병호(34)가 살아남는 방식이다.
26일 대구시민야구장에서 펼쳐진 삼성과 KIA 타이거즈간 경기에서 삼성이 KIA를 5대1로 누르고 2연승을 기록했다. 경기 전까지 4경기에 등판, 17과 2/3이닝을 던지면서 1패, 방어율 4.59를 기록했던 전병호는 이날 5이닝 동안 84개의 공을 던지면서 1실점으로 KIA 타선을 막아 다섯 번째 도전 만에 시즌 첫 승을 거뒀다. 방어율은 3.97로 내려갔다.
10일 KIA전에 등판해 6이닝을 던지며 6실점으로 패했던 전병호는 이날 효과적인 경기 운영으로 KIA 타선을 봉쇄했다. 4회초 2사 1, 2루에서 KIA 이현곤에게 중전 안타를 내주며 1점을 빼앗긴 것이 이날 유일한 실점. 위력적인 구위는 아니었지만 상대 타자의 타이밍을 빼앗는 투구로 22타자를 상대해 9개의 땅볼 타구를 유도하며 삼성이 승기를 잡는 데 기여했다.
타선에서는 1번 조동찬(4타수 2안타 1타점), 3번 양준혁(4타수 2안타 1타점), 7번 박한이(4타수 2안타 2타점), 9번 김창희(3타수 2안타)의 활약이 돋보였다. 이들의 타격은 그대로 득점 상황으로 이어지며 승리의 밑거름이 됐다.
삼성이 1대0으로 앞선 3회말 양준혁은 좌전 안타로 3루타를 치고 나간 신명철을 홈으로 불러 들였고 이어진 2사 만루 기회에서 박한이는 밀어치기로 좌전 적시타를 때려 2타점을 추가했다. 4회말 삼성이 4대1로 앞선 상황에서 선두 타자 김창희는 중전 안타로 살아나갔고 KIA 투수 손영민이 던진 공이 포수 뒤로 빠지자 2루를 밟았다. 조동찬의 중전 안타 때 김창희는 홈으로 들어와 5대1을 만들었다.
조동찬이 타격 부진에서 벗어날 기미를 보여준 것도 반가운 일. 삼성이 미래의 중심 타자로 점찍어 둔 조동찬은 수비에선 검증됐지만 지난해 타율이 0.259에 그쳤고 올 시즌에도 이날 경기 전까지 41타수 7안타(타율 0.171)에 머물렀다. 하지만 이날 2안타로 1타점을 올리며 타격감을 회복하고 있음을 알려 코칭스태프의 고민을 덜어줬다. 최근 5경기에서 타율 0.333로 상승세. 시즌 타율도 0.200으로 2할대에 진입했다.
한편 롯데는 마산야구장에서 열린 SK와의 홈경기에서 10회말 이대호가 끝내기 1점 홈런을 날려 4대3으로 승리했다. LG는 한화를 5대0으로 눌렀고 두산은 현대를 6대1로 꺾었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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