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4'25 재보선 참패에 대한 책임을 놓고 심각한 내부혼란을 겪고 있다. 강창희, 전여옥 최고위원과 임명직 당직자들이 어제 사퇴의사를 밝힌 데 이어 강재섭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 총사퇴론까지 제기되고 있다. 인책파장은 이명박, 박근혜 두 대선주자와 방약무인한 공천을 한 소장개혁파 의원들에게까지 확대되는 양상이다.
한나라당이 내분, 부패, 오만으로 실추된 이미지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어떤 식으로든 국민들 앞에 뼈를 깎는 자성의지를 보여야 한다. 옹졸한 기세 싸움으로 당을 진흙탕으로 만든 대선주자들은 참회와 자숙의 자세를 앞세워야 한다. 돈 선거를 제어하지 못하고 오만한 공천을 방관한 강재섭 대표 역시 석고대죄를 피해갈 길이 없다. 제 눈의 티는 보지 못 하고 남의 잘못만 들춰내는 소장개혁파들도 스스로의 미숙함을 돌아보아야 한다. 그것이 4'25 재보선에서 나타난 민심이다. 한나라당에 대한 엄숙한 경고이자 마지막 기대다.
그러나 어제 한나라당이 보인 행태는 실망과 허탈 그것만을 남기고 있다. 박근혜 전 대표는 유치한 변명을 했다. 이명박 전 시장과 유세를 같이 했으면 표가 더 떨어졌을 것이라는 얼토당토않은 주장을 폈다. 말마따나 재보선에 일희일비할 일은 아니지만, 적어도 국회 제1당의 대선주자라면 국민들이 바라는 바가 무엇인지를 제대로 알아들어야 했다. 그것이 안 된다면 차라리 침묵하는 게 낫다. 한나라당 내 양대 정파의 네 탓 공방은 유치하고 한심한 수준이다. 강창희, 전여옥 최고위원의 사퇴 발표만 빛바래게 만들었다.
재보선 인책은 결코 한나라당 내부의 문제가 아니다. 양대 정파의 타협이나 세 싸움으로 해결할 일도 아니다. 정당의 존립근거, 바로 국민들을 향해 자신들의 종아리를 피멍 들도록 때리는 겸손에 해답이 있는 것이다. 아직도 늦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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