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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춘추] 북 킨트, 어떻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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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 전혜린은 아스팔트 킨트(aspalt kind)라는 말을 썼고, 젊은 시인 유형진은 모니터 킨트(moniter kind)라는 말을 썼다. 아스팔트 킨트는 아날로그 문화 속에서, 모니터 킨트는 디지털 문화 속에서 자라는 아이를 말한다. 둘 다 현대 문명의 진화 속에서 피해가기 어려운 환경의 산물이다.

특히 아스팔트조차 밟지 않고 모니터 앞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모니터 킨트의 내면 풍경은 암울하다. 모니터가 대형화되고 해상도가 높아질수록 그들의 내면은 더욱 어두워진다. 하루가 다르게 하드 코어를 향해 에스컬레이트되는 컴퓨터의 선정성과 폭력성, 심각한 중독성은 두려움을 넘어서서 공포를 느끼게 하고 있다.

우리 아이들을 자연과 사람, 책을 향해 나아가게 하는 것. 이것이 이 지점에서 내가 제안하는 처방이다. 그러나 자연과 사람을 중심으로 한 환경은 상당한 한계를 지니고 있다. 대도시에서 자연 속으로 들어가기란 쉽지 않으며, 가정과 학교의 틀을 넘어서서 좋은 사람을 만나기란 더욱 어렵다.

남는 것은 책이다. 책을 열면 자연이 펼쳐지고 사람이 등장한다. 활자가 열어주는 길을 따라 자연 속으로 깊숙이 걸어 들어가거나, 생활 속에서 만나기 어려운 사람을 만나게 해 주어야 한다.

나는 희망과 기대의 메시지를 담아 북 킨트(book kind)라는 말을 쓴다. 가정과 학교와 사회가 이 땅의 무수한 모니터 킨트들을 북 킨트로 만들어 주자는 것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관심과 투자가 필요하다. 특히 학교도서관을 중심으로 한 전략과 전술이 가장 쉽고 확실한 길이다. 학교도서관을 북토피아로 만들어서 학생들이 스스로 걸어 들어오도록 해야 한다.

우리의 컴퓨터 문화는 규모와 속도 면에서 대단하다. 그러나 미래사회의 패러다임이 지식 강국을 지향하는 것으로 볼 때, 아무래도 정보 유통 강국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아쉬움이 크다. 엄청난 네트워크를 통해 얼마나 유익하고 생산적인 정보가 오고가는지 생각해 보면, 우리의 대단한(?) 정보 인프라도 그리 자랑스러울 게 없다.

최근 일부 저널을 중심으로 거실을 서재로 꾸미는 캠페인이 벌어지고 있다. 책 속에는 분명히 길이 있다. 자연의 길이 있고, 인생의 길이 있다. 국가와 사회, 학교와 가정 등 다양한 차원에서 학교도서관을 중심으로 우리 아이들이 북 킨트로 성장할 수 있는 길을 대담하게 열어주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김선굉(시인·의성 단밀중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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