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혔던 철도가 57년만에 뚫렸다. 17일 경의'동해선 열차 시험운행은 반세기가 넘게 끊겼던 남북 철도가 이어지고 군사분계선 너머로 철마가 내달린 역사적인 사건이다. 1992년 남북기본합의서에서 끊어진 철도와 도로의 연결을 합의한 이후 15년만에 시험운행이나마 가능해짐으로써 6'15 남북정상회담 이후 추진된 금강산관광과 개성공단, 철도'도로 연결사업 등 3대 경협사업은 일단락됐다.
이날 역사적인 남북간 열차 운행이 이뤄졌지만 가슴뭉클함을 느낀 국민들은 많지 않은 것 같다. 시험운행 열차에 오른 '선택된' 사람들과 달리 대다수 국민들은 그저 무덤덤할 뿐이다. 이재정 통일부장관의 훈계대로 '분단 이후 평화를 만들거나 지키기 위한 노력이 미약했던 국민들'이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한가지는 분명하다. 실질적인 관계 개선보다는 교류라는 명목 하나로 엄청난 이익만 챙기는 북측과 5천억 원이 넘는 비용을 치르며 혼자 찧고까부린 정부에 대해 국민들은 체념하고 있다는 것이다. 얼마나 더 많은 것을 퍼주어야 할지 그 양을 헤아릴 수 없기 때문에 오는 불안감이기도 하다.
그러나 시험운행을 과소평가하거나 의미를 깎아내릴 필요는 없다. 중국과 러시아, 멀리 유럽까지 철도가 이어지는 그날을 생각하면 이날 시험운행은 위태롭지만 시작을 알리는 첫 걸음마일 수가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정상 운행까지는 많은 장애물을 뛰어넘어야 한다. 따라서 남북간 실질적인 교류 활성화와 한반도 평화정착이 이뤄지기까지 우리는 냉정함을 유지해야 한다. 민족이 하나되는 그날까지 우리 국민들은 숱한 고비와 좌절을 이겨낼 역량이 있다고 본다. 그 때문에 일련의 남북 교류의 결과물이 얄팍한 주고받기가 아니라 많은 것을 주고도 오히려 배부른 진정한 남북관계로 승화시키는 것이 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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