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삼성 안지만, 데뷔 6년만에 첫 선발승

스물셋 청년 안지만은 지난 2년 간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2005년 63경기에 나서 평균자책점 3.48, 8승3패, 14홀드. 투수진이 두터운 삼성 라이온즈에서 자신의 자리를 확보, 밝은 미래가 기다리고 있는가 싶었다.

하지만 이듬해 성적은 곤두박질쳤다. 2006년 7경기에 등판해 받아든 성적표는 평균자책점 9.00, 1패, 2홀드. 그 해 겨울 팀에서 유일하게 연봉 삭감(25%)이라는 수모를 당했다. 2005년 절반의 성공을 거둔 뒤 자만, 몸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그렇게 날개 잃은 새처럼 추락했던 안지만은 마음을 다잡고 겨울 내내 구슬땀을 흘렸다. 올 시즌 주로 불펜에 머물렀지만 시즌 두 번째 선발 등판한 17일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서 안지만은 다시 찾은 자신의 능력을 입증해보였다. 5이닝 3탈삼진 4피안타 무실점으로 한화의 다이너마이트 타선을 틀어막고 시즌 첫 승을 거둔 것. 데뷔 6년만의 첫 선발승이기도 했다.

삼성은 이날 안지만의 눈부신 호투와 박한이(5타수 3안타), 심정수(3타수 2안타 2타점)의 방망이가 불을 뿜은 데 힘입어 한화를 3대0으로 누르고 3연승을 내달리며 7위에서 5위로 올라섰다. 지난해 삼성전 5승무패를 기록한 '삼성 천적' 류현진(6이닝 8피안타 3실점)을 상대로 거둔 승리라 더욱 값졌다.

공격 선봉장 박한이의 이날 경기 전까지 타율은 0.230로 통산 타율(0.294)에 한참 못 미치는 성적. 타율 0.225, 3홈런에 그친 4번 타자 심정수도 기대에 못 미치긴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17일 그동안의 부진을 만회하듯 이들은 맹타를 휘둘렀고 공격의 핵인 이들이 살아남에 따라 삼성 타선의 부진 탈출에도 파란불이 켜졌다.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는 진갑용도 3타수 3안타 1타점으로 승리에 한몫했다.

1회초 2사에서 심정수는 좌전 적시타로 우전안타를 치고 나간 박한이를 홈으로 불러 들여 1대0을 만들었고 3회초 박한이의 내야안타와 심정수의 볼넷으로 만든 1사 1, 2루 찬스에서는 진갑용이 중전안타를 터뜨려 추가점을 올렸다. 5회에는 다시 심정수의 우중간 안타 때 중전안타로 출루한 박한이가 홈을 밟아 3대0이 됐다.

6회말 한화는 바뀐 투수 조현근으로부터 무사 1, 2루 찬스를 만들었지만 구원등판한 권혁이 위력적인 구위를 앞세워 3, 4번 크루즈와 김태균을 병살타와 삼진으로 처리, 위기를 막았다. 오승환은 9회 등판, 삼자범퇴로 경기를 마무리하며 시즌 9세이브째를 올렸다.

한편 롯데는 마산에서 두산을 4대2로 꺾으며 2위로 올라섰고 KIA는 홈팀 현대에 4대3으로 이겼다. LG는 SK를 6대5로 누르고 삼성에 진 한화와 공동 3위가 됐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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