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와 SK 와이번스의 경기 전 최고 화제는 단연 '헐크의 귀향'이었다. 대구시민야구장을 찾은 시민들은 10년 만에 모습을 드러낸 이만수 SK 수석코치를 따뜻하게 맞았다. 이 코치의 효과 덕분인지 이날 평일 관중(평균 4천900여 명)보다 훨씬 많은 6천800여 명의 관중이 야구장을 찾았다.
1루쪽에 자리한 야구팬 가운데 10여명은 '이만수'라는 이름과 등번호 '22'가 적힌 SK 유니폼을 입고 응원전을 펼쳤다. 이 코치의 팬클럽 회원들이었다. 삼성을 응원하는 이들 가운데서도 '이만수', '22'를 등에 새긴 파란색 삼성 유니폼을 입은 이들이 있어 묘한 대조를 이뤘다.
5회말이 끝나고 장내 정리시간이 되자 관중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이만수"를 연호했고 그라운드에 나선 이 코치는 모자를 벗어 관중들의 환호에 답했다. 일부 관중들은 이 코치에게 장미꽃을 던지며 그의 귀향을 환영했다.
경기 시작 전 만난 이 코치는 "젊음을 바친 곳에 다시 서게 되니 기쁘다."면서 "가족과 함께 어제 저녁 대구 시내에서 지인과 만나 식사를 하는데 식당 손님들의 사인공세에 밥도 제대로 못 먹었다. 그래도 알아봐 주시는 분들이 많아 즐거웠다."고 말했다.
지난해 극심하던 '투고타저' 현상은 올 시즌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이를 두고 이 코치는 투수들의 능력은 많이 향상된 반면 타자들의 노력은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투수전도 재미있지만 화려한 타격이 나와야 팬들을 끌어들일 수 있어요. 타자들이 좀 더 연구하고 노력해야 할 겁니다. 그래야 팬들도 늘어납니다."
경기가 삼성의 승리로 마무리된 뒤 관중들은 다시 "이만수"를 소리 높여 외쳤다. 이 코치의 현역 시절을 연상케 하는 순간이었다. 결국 이 코치는 마운드로 걸어나와 관중들에게 다시 한 번 감사 인사를 해야 했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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