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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리닉 에세이] 상처가 남긴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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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 병원에서 얼굴에 레이저 시술 받은 후 착색과 반흔이 생긴 그녀는 재클린 여사 같은 알 굵은 멋쟁이 썬글라스에 얼굴이 묻혀 있었다. 나는 그녀의 눈동자도 얼굴 표정도 볼 수 없었고 마치 안경과 대화하듯 상담이 진행되었다. 얼굴 피부 자체는 착색이 잘 오는 어두운 타입이였고 생긴 착색도 깊이가 만만치는 않았다. 어쨌든 전기영동 비타민 씨 요법이나, 호르몬 요법, 골드 시술법, 메조테라피, 태반요법등 성난 멜라닌을 달랠 수 있는 처치를 다 동원하여 그녀의 얼굴에서 썬글라스를 벗기고 웃음을 되찾아 행복한 신부로 예식장에 보내야 했다.

병원에 매일 출근하다시피 내원하는 그녀 등 뒤에 어느 순간부터 백마 탄 기사처럼 늠름하고 씩씩한 총각이 스타 벅스 커피 모카 골드 한잔 들고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누구예요?" "신랑이예요" 한 마디 물었을 뿐인데 봇물처럼 쏟아진다. 증권회사 직원이며 얼마나 바쁜지 연애 시절에는 약속시간 어기기 다반사며 전형적인 경상도 남자라서 자상함이란 찾아 볼 수 없어서 오래 사귄 정 때문에 결혼하는 심경으로 프로포즈를 받았단다.

그런데 이일이 생기고 그녀가 절망하자 근무시간도 조정하고 자신과 시간을 보내며 영화도 보러가고 이 세상에서 네가 제일 예쁘다는 닭살 멘트에다 시도 때도 없이 애정 공세, 선물 공세를 한단다.

삼인행이면 필유아사라 했던가! 이 세상에 깨달음이나 가르침을 주지 않는 일은 아무 것도 없는듯하다. 그녀 얼굴에 착색이 안 생겼으면 제일 좋았다. 그러나 이미 생겼다. 이제는 결혼식장에는 살짝 화장으로 가려 갈수 있으리라. 그러는 동안 그녀는 예기치 않고 원하지 않는 일을 만났을 때 대처하는 인내를 배우고 신랑의 사랑과 배려를 확인했고 둘이 꾸려나갈 인생의 첫걸음에서 돌부리를 만났을 때 둘만의 방식으로 해결하는 방법을 배웠으리라.

정현주 (고운미피부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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