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한심한 경기를 펼치며 바레인에 덜미를 잡혔다. 15일 오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겔로라 붕카르디 경기장에서 열린 2007아시안컵 축구대회 D조 경기에서 한국은 후방 패스가 차단되며 바레인에 결승골을 허용, 1대2로 역전패했다. 조 최하위(1무1패)로 처진 한국은 8강 진출이 불투명하게 됐다.
한국은 이날 경기 시작 4분 만에 이천수의 크로스가 상대 선수 몸을 맞고 나오자 김두현이 발리 킥을 성공시켜 가볍게 선취골을 뽑았다. 그러나 이후부터 한국은 방심의 늪에 빠지며 부실한 경기를 벌였다. 승리하되 최대한 다득점을 추구해야 할 경기에서 투쟁심을 발휘해 추가 골을 노려야 했으나 일찍 얻은 선취골의 달콤함에 취해 여유를 부리다 악몽을 초래하고 말았다.
한국은 미드필더 김두현의 패스가 부정확했고 윙 포워드 이천수와 염기훈의 측면 돌파도 간헐적으로 나왔을 뿐, 더 이상 바레인을 공략하지 못했다. 한국은 공격 속도를 높이지 못해 공을 돌리다 느슨한 크로스를 올리거나 뒤로 공을 돌리다 상대 역습에 차단, 위험스런 상황을 맞기도 했다. 바레인은 이동국을 막기 위해 장신 중앙 수비수를 배치시키고 측면 수비도 단단히 하면서 반격에 나섰다. 바레인은 전반 43분, 후방에서 긴 패스를 올리자 살만 아사가 한국의 오프 사이드를 무너뜨리며 파고들어 동점 골을 터뜨렸다.
한국은 후반 들어 공격의 날카로움을 되찾으며 이동국이 잇따라 슛을 날렸으나 골 결정력이 부족했다. 후반 9분, 이동국이 골키퍼를 제치고 슛을 날렸으나 한 박자 늦으며 수비에 맞고 나왔고 김두현이 재차 가한 슛도 상대 수비에 맞았다. 1분 후에는 이동국이 골키퍼와 1대1로 맞서는 상황이었으나 슛은 골문을 빗나갔다.
한국은 후반 40분 김정우가 중원에서 백 패스를 하다 차단됐고 수비하며 튕긴 공이 이스마일의 발에 걸려 역전 골을 내줬다. 한국은 후반 중반 이후 조재진과 우성용의 장신 투 톱을 활용한 공격에 나섰으나 공격 조직력이 무너지며 후방에서 전방을 향해 올려주는 롱 패스에 의존, 끝내 만회 골을 얻지 못했다.
한국 축구는 2002년 이후 세계로 향할 자신감을 얻었으나 오히려 아시아 무대에서 2003년 베트남 전과 오만 전 패배 등 몇 차례의 졸전을 벌였고 볼을 돌리다 차단돼 화를 입은 경우도 있었다. 이날 역시 볼을 돌리다 실수해 결정타를 맞았고 공교롭게도 밀란 바첼라 바레인 감독은 오만, 쿠웨이트 감독으로 재직하면서 한국에게 패배를 안긴 인물이었다.
C조 경기에선 이란이 중국에 먼저 두 골을 내줬지만 만회골을 잇따라 뽑으며 2대2로 비겼다.
김지석기자 jiseok@msnet.co.kr
▶한국 8강 진출하려면?
한국이 아시안컵 8강에 진출하려면 18일 개최국 인도네시아(1승1패)와의 경기에서 반드시 다득점으로 이겨야 한다. 이 경우 사우디아라비아(1승1무)와 바레인(1승1패)이 승부가 나길 기다려 골 득실을 따져 8강 행에 희망을 걸어볼 수 있다. 사우디와 바레인 중 한 팀이 이기면 한국은 진 팀과 1승1무1패로 동률이 돼 골 득실을 따지게 된다. 사우디의 골 득실은 +1, 바레인은 0, 한국은 -1로 한국이 인도네시아에 다득점을 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사우디와 바레인이 비길 경우 바레인에 진 한국은 인도네시아에 이기더라도 승자 승 원칙에 의해 탈락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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